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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리 인상 쇼크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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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리 인상 쇼크오나

입력
2006.03.08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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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금리 인상 러시가 증시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미국에 이어 유럽중앙은행이 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하고 일본도 오랜 제로 금리 시대를 청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국내 증시는 현재 뚜렷한 상승 동력이 없는 약세장이라 금리 악재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금리 인상이 증시에 악재로 지목되는 이유는 증시로 유입되는 유동성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은행 예금금리가 상승하면서 배당수익률과의 격차를 줄일 경우 은행 등의 안전자산으로 유동성이 몰릴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국가간 자금흐름의 경계가 희미해진 요즘은 다른 나라의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나비효과’가 분명하게 발생할 수 있다. 폭풍의 핵은 역시 일본이다.

지난 2일 유럽중앙은행(ECB)이 유로존 기준금리를 2.50%로 0.25% 포인트 인상한 다음날 일본의 1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7년 만에 최대폭인 0.5% 상승하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이 가시화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이달 중 인상이 확실시되던 분위기에서 최근 들어 4월 이후로 인상이 미뤄질 수 있다는 분위기로 이전되고 있지만 제로 금리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은 확실해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도 3월2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의 금리 인상은 물론, 앞으로도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우리나라도 오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는 콜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아 보이지만 2분기 중 한 차례의 금리 인상은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성진경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유럽 미국 일본 등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경으로 인한 글로벌 유동성 축소 우려가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저금리로 인한 글로벌 증시의 우호적인 환경이 끝나 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현대증권 김지환 투자전략팀장도 “선진국들의 금리 인상으로 인해 지난해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의 혜택을 받았던 신흥시장이 유동성 축소 우려에 봉착했다”고 우려했다. 증시 일각에서는 최근 외국인들의 잇따른 현ㆍ선물 동반 매도에 대해 “주식투자 자산을 채권 등 안전자산으로 옮기려는 시발점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금리 인상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특히, 일본의 금리정책 변화에 따른 ‘엔-캐리 트레이드’(일본의 저금리 자금을 빌려 해외에 투자했던 자금)투자청산의 우려에 대한 반응은 너무 과도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굿모닝신한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한국 증시에서의 외국인 순매도세는 글로벌 유동성 위축 때문이 아니라 한국증시 자체의 높은 가격 부담과 정보기술(IT) 기업들의 1분기 실적 부진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도 “엔-캐리트레이드의 청산 가능성은 추론에 가까우며 당장 이 자금의 정확한 규모도 파악하기 어려운 상태”라며 “만일 이 같은 사태가 현실화한다 해도 달러 약세와 미국 금리인상 중단 가능성을 바탕으로 하는 ‘달러-캐리 트레이드’의 신규 설정 가능성이 있는 만큼 지나치게 우려할 사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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