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이 “(대기업들의) 순환출자 폐해가 사라지지 않는 한 이를 방지하기 위한 경쟁당국의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며 여권 일각에서 제기된 출자총액제한제도 폐지 논의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9일 퇴임하는 강 위원장은 6일 ‘공정위를 떠나며, 3년의 회고와 전망’이라는 주제로 정례브리핑을 갖고 이 같이 말했다. 강 위원장은 ‘계열사와 독립기업간의 불공정거래, 동반부실화 우려, 소액주주의 재산권 침해’ 등 순환출자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순환출자 폐해 방지를 위한 방법으로 출총제가 가장 최적인지는 검토해야 하지만 출총제의 취지를 살린 제도는 계속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순환출자 구조는 삼성 등 국내 대기업들이 유지하고 있는 지배구조의 한 형태로서 계열사가 다른 계열사에 연쇄적으로 출자하는 방식을 말한다.
강 위원장은 특히 “반(反)시장적인 것이 시장적인 것으로 위장해서, 오히려 시장적인 것을 공격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안타까웠다”고 회고했다. 우월적 지위에 있는 기업들이 ‘자유시장’을 강조하며 다른 기업들의 경쟁을 방해하는 사례 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보인다.
2003년 3월 민간 출신으로는 처음 공정위원장을 맡은 강 위원장은 역대 처음으로 임기를 모두 채우고 퇴임하는 위원장으로 기록되게 됐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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