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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 솔로몬상호저축은행 회장/ "금융계의 칭기즈칸 되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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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석 솔로몬상호저축은행 회장/ "금융계의 칭기즈칸 되렵니다"

입력
2006.03.0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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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열정을 더하라.”

최근 눈길을 끌고 있는 한 TV 광고 카피로, ‘세계 정복자’ 칭기즈칸이 열정이 없었다면 한낱 양치기에 불과했을 것이란 내용이다. 다름아닌 솔로몬상호저축은행의 첫 TV 광고이자 이 회사 임 석(44) 회장의 경영 신조를 관통하는 메시지다.

6일 을지로 3가 솔로몬 본사에서 만난 임 회장은 인터뷰 내내 ‘칭기즈칸’과 ‘열정’에 대한 얘기를 끝없이 털어놓았다. 두 낱말은 현재 동종 업계 최고 경영자로 우뚝 선 임 회장의 머리와 심장 뿐 아니라 그의 과거와 미래까지 지배하는 키워드인 셈이다.

●열정이 만든 업계 1위

저축은행이라면, 아무래도 ‘제2금융권’으로 불리는 금융권의 마이너 파트지만 임 회장이 최근 몇 년간 이룬 성과는 금융권 전체가 깜짝 놀랄 정도로 눈부시다. 그는 2002년 11월 자산 3,500억원에 적자를 면치 못하던 골드저축은행을 인수해 솔로몬상호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꾼 뒤 3년 만인 올 1월 총 자산을 2조 2,000억원으로 끌어올리며 업계 1위로 만들었다.

또 지난해 6월에는 파산 선고를 받았던 부산 한마음상호저축은행(현 부산솔로몬)을 인수해 흑자로 돌려놓았고 최근엔 전북 익산의 나라저축은행 인수에 성공하면서 총 자산 3조 3,000억원대의 저축은행 선단을 이뤘다.

웬만한 지방은행을 넘어서는 것으로 제 1 금융권이 부럽지 않은 규모다. 그는 올해도 추가 인수합병(M&A)을 고려하고 있으며 전국적 네트워크를 가진 저축은행으로 성장시키겠다는 포부다.

이 같은 파죽지세의 성장을 이끈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열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폭탄주 1,000잔’의 일화가 한 예다. 그는 골드저축은행을 인수한 뒤 “솔직히 그 정도로 부실한 회사인 줄 몰라 후회한 적도 있었다”고 한다. 인수 전 2년 동안 대표이사가 10번 이상 바뀔 만큼 노사간 신뢰가 산산조각이 나 있었고 인사위원회 등이 노사 동수로 구성될 만큼 노조 자체가 강성이어서 의사결정도 쉽지 않았다.

당시“낭떠러지에 선 기분”이었다는 그는 이런 분위기를 깨뜨리기 위해 직원들을 일일이 만나 설득했다. ‘마음의 잔’으로 1년 동안 마신 폭탄주가 줄잡아 1,000잔이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원칙’을 넘어선 노조의 요구에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는 강심장이기도 하다.

●꿈은 이루어진다

임 회장은 최고경영자(CEO)로서는 상당히 젊은 나이다. 특히 거의 빈털터리에서 시작한 ‘자수 성가형’ 사업가라는 점이 관심을 끈다. 중ㆍ고교 시절엔 납부금을 낼 수 없을 만큼 가난해 낮에 일하고 밤에 공부하는 야간 공고(이리공고)를 다녀야 했다.

집안은 선대부터 전남 무안에서 떵떵거리던 유림가로 조부 임병채는 호남 대부호였던 ‘사의 찬미’의 남자 주인공 김우진 집안 등과도 친분을 쌓은 유학자였다.

그러나 부친 대에 와서 교통사고와 송사 등에 휘말리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임 회장은 어린시절 할아버지가 “네가 집안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며 수시로 당부한 말을 가슴 속에 묻어뒀다고 한다.

고교 졸업 후 혈혈단신 미국으로 건너가 접시닦이 등을 하며 퍼시픽웨스턴대를 졸업한 그는 귀국해서 작은 광고회사를 차리면서 사업가로서의 첫발을 내디뎠다.

옥외 광고사업에서 큰 돈을 번 그는 1999년 4개 시중은행과의 공동 출자로 솔로몬신용정보㈜를 설립하며 금융업에 뛰어들었다. 워낙 젊은 나이에 승승장구한데다 80년대 학번답게 ‘새시대새정치청년연합회(연청)’에 관여하고 ‘청년 YMCA’ 활동을 하며 민주화 운동을 했던 전력 등으로 당시 호남 정치인이 밀어주는 게 아니냐는 의혹도 받았다.

그는 “전국의 모든 은행을 뛰어다녔고 결국 내 재산을 다 담보로 잡혀 은행 출자를 겨우 얻어냈다”며 “회사가 급성장 하다 보니 불만을 품은 경쟁업체나 호사가들이 무책임한 소문을 퍼뜨려 억울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신용정보업은 금융권에 진입하기 위한 교두보였다. 그가 금융업에 진출한 것은, ‘칭기즈칸’을 통해 키워온 꿈에서 비롯됐다. 경제의 근간인 금융에서 세계로 웅비하고자 하는 야망이었다.

현재 3개의 저축은행과 솔로몬신용정보, 자산관리 전문회사인 솔로몬 AMC 등 5개사로 이뤄진 솔로몬금융그룹을 이끌고 있는 그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말했다. 지금 준비중인 솔로몬 저축은행의 500억원 증자를 완료해 업계 1위를 확고히 다질 계획인 임 회장은 벌써 10년, 20년 뒤를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자회사에서 메이저 금융지주회사로 성장한 하나금융의 사례를 거론하며 저축은행 중 은행으로 발돋움하는 곳이 나오면 솔로몬이 첫 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는 그러나 그 정도로도 만족하지 못할 성 싶다. “솔로몬을 세계적인 금융지주회사로 만들겠다”고 다짐한 임 회장은 한발 더 나아가 “단순히 돈만 버는 장사꾼이 아니라 사업을 통해 축적한 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그런 존 경 받는 기업인의 좌표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임석 회장은…

1962년 전남 무안 출생

1988년 미국 퍼시픽웨스턴대 경영학 학사

1988년 광고회사 설립

1997년 고려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

1999년 솔로몬신용정보㈜ 설립

2002~04년 전국신용정보업협회 회장

2002년 골드저축은행(현 솔로몬상호저축은행) 인수

2005년 부산한마음상호저축은행(현 부산솔로몬) 인수

2006년 나라저축은행 인수

2006년 현재 솔로몬금융그룹 5개사 회장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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