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니냐가 2개월 이상 지속되고 있다. 기상청과 기상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이 앞으로 2개월 정도 계속될 경우 우리나라도 당장 올 여름 집중호우 또는 가뭄 등 기상이변이 나타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유엔 세계기상기구(WMO)는 한반도를 비롯한 아시아와 아프리카 일부 지역에 이상저온을 초래할 수 있는 라니냐 징후가 포착됐다고 6일 발표했다.
WMO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태평양 중부 및 동부 적도권 온도가 올해 초부터 평상 온도보다 0.5~1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번에 나타난 현상은 매우 이례적이기 때문에 기상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문가들은 라니냐가 계속될 경우 다가올 여름철 우리나라가 기상이변을 겪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고온이 될지 저온이 될지, 집중호우가 내릴지 가뭄이 들지 알 수 없다. 사실상 대책마련이 불가능한 것이다.
미국 기상청은 겨울철 라니냐가 발생할 경우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서태평양지역은 집중호우가 내리는 반면, 한반도 지역은 기온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여름철도 겨울철과 마찬가지로 한반도의 기상이변 가능성이 높지만 뚜렷한 특징을 발견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우리 기상청의 설명도 비슷하다. 최근 30년간 우리나라는 겨울철(12~2월) 10회, 여름철(6~8월) 8회 등 모두 18회에 걸쳐 라니냐 영향을 받았다. 겨울철의 경우 평년 기온보다 최고 2.8도 가량 떨어지는 등 저온 현상을 보였다. 이 기간 강수량은 평년의 50~70%였다. 다만 1988~89년은 오히려 강수량이 배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여름철은 완전히 엇갈린다. 75, 88, 99년의 경우 예년보다 기온이 낮았으며, 나머지 다섯 해는 평년 기온을 웃돌았다. 또 강수량은 네 해는 많았고 나머지 네 해는 줄었다.
이 같은 추이 때문에 기상청과 관계 전문가들은 올 여름 라니냐 현상이 발생할 경우 가뭄이 올지 집중호우가 쏟아질 지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또 해수면온도 하락에 따라 어류의 산란 및 서식에도 영향을 미처 장기적으로 해양 생태계의 변화 또는 파괴가 우려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최근 남해의 해수면온도 하락과 이에 따른 어류패사가 라니냐와 관계가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오재호 부경대 교수(환경대기과학과)는 “라니냐가 발생한 해의 우리나라 기상 상태를 분석한 결과, 뚜렷한 특징이 나타나지 않았으나 기온과 강수량은 평년과 큰 차이가 나 기상이변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경고했다.
● 엘니뇨
동태평양 적도 부근의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넘게 계속되는 것을 말한다. 스페인어로 '어린 예수' 또는 '남자 아이'를 뜻하는데 주로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발생해 이런 이름이 붙었다.
●라니냐
엘니뇨와 반대로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은 경우를 일컬으며 '여자 아이'라는 의미다.
송두영 기자 d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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