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안산 시화호가 확 달라졌다. 한때 COD(화학적 산소요구량) 15ppm을 넘나들던 수질은 4ppm으로 개선됐고 갈대 습지는 100여종에 달하는 철새의 보금자리가 됐다. 시화호 내해에서는 천연기념물 흰꼬리수리와 돌고래까지 목격됐고, 고라니가 뛰어다니는 모습은 이제 더 이상 얘깃거리도 안 된다. 안산시의 어깨를 짓누르던 시화호가 푸른색을 되찾고 있는 것이다. 시는 천문학적 돈을 잡아먹은 시화호가 조만간 관광객을 끌어 모으는 관광자원이 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먼저 시화호에는 국내 처음으로 조력발전소가 들어선다. 3,551억원이 투입돼 2009년 준공예정인 발전소의 발전용량은 인구 50만명급 도시 하나를 밝힐 수 있는 연 5억5,200만kWh다. 밀물의 힘을 이용한 발전방식으로 연간 390억원의 유류수입 대체효과를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조력발전소가 주는 또 하나의 장점은 관광자원화이다. 먼저 바닷물이 대량으로 드나듦으로써 수질개선에 도움이 되면서 친환경적 조력발전소다 보니 수도권은 물론, 전국에서 견학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환경오염의 대명사 시화호가 거꾸로 친환경사업의 모범으로 얼굴을 바꾸는 것이다.
시화호로 흘러드는 하천의 하나인 반월천 하류에는 국내 최대규모의 습지생태공원이 조성돼 지난해만 25만명이 이곳을 다녀갔다. 1시간 가량 갈대숲을 돌며 철새, 야생화 등을 살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시는 또 선감동 717 일대에 올 상반기내 어촌민속전시관을 개관하고 대부북동에는 갯벌체험관이 갖춰진 어촌체험관광마을을 조성할 열 예정이다. 시는 장기적으로는 단원구 선감동 일대 73만평과 사동 일대 93만평에 선감해양휴양관광단지, 해양레저습지체육공원을 각각 조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장기적으로 시화호의 수질을 COD 2ppm으로 개선키 위해 이미 16개 사업에 3,239억원을 투입한 안산시는 올해부터 안산하수처리장 고도처리시설공사 등에 748억원을 추가로 투입할 방침이다.
안산시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한 시화호 방조제사업과 반월공단으로 안산시가 입은 피해는 말로 다할 수 없었다”면서 “하지만 이제는 살아난 시화호와 첨단업종의 반월공단이 거꾸로 안산시를 먹여 살릴 것”이라고 말했다.
■ 송진섭 안산시장
송진섭(57ㆍ사진) 안산시장의 최대목표는 안산을 공해도시라는 오명을 떨치고 친환경적인 도시로 바꿔놓는 것이다.
송 시장은 "그동안 안산 반월국가산업단지는 대기오염의 상징처럼 돼 있고 시화호는 수질오염의 대명사였다"며 "둘 다 국가사업으로 진행됐지만 주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떠맡았고 그걸 하나하나 바로잡는데 엄청난 사회적 비용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실제 시화호의 수질은 조성 이전 수준을 거의 회복했고 반월공단 대기오염 역시 철저한 방지대책으로 인해 거의 사라져가고 있는 상태"라고 자평했다.
송 시장이 추진하는 또 하나의 역점사업은 역시 지역경제 활성화다. 송 시장은 "영세한 공단입주업체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중국으로 떠나고 나면 빈 자리를 메울 기업이 없다"면서 "첨단업종으로 입주자격이 제한돼 있기 때문에 안산시로서는 첨단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통해 활로를 모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범구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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