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혐의로 입건된 피의자를 조사하면서 욕설을 퍼붓는 등 고압적인 수사를 한 현직 검사의 발언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대검찰청 감찰부는 녹취록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즉시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6일 건설 부품업체 L사 대표 원모(57)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원씨는 지난해 7월26일 인천지검 형사1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김모(38) 검사로부터 “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이냐, 당신 아랫것이냐, 내가 얘기 안 들어준 적 있냐”라며 반말이 섞인 고성을 수 차례 들었다. 김 검사는 “너도 지금부터 반말해. 빨리 내보내. 나가 이 XX놈아”라며 폭언도 했다.
원씨는 “조사과정에서 나와 내 사위 중 한 명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는 등 부당한 구속 위협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원씨는 그러나 지난해 인천지검과 서울고검에서 잇따라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국가인권위원회에 김 검사를 제소했다.
김 검사는 “욕설을 한 것은 잘못했고 원씨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원씨를 구속하겠다고 위협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대검찰청 감찰부는 6일 오후 감찰담당 검사 2명을 직접 인천지검에 파견해 사건 당사자인 원씨와 김 검사를 불러 진상조사에 착수했다. 대검 관계자는 “김 검사의 잘못이 밝혀지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씨는 지난해 창틀 새시 실용신안권 및 제품 판매권 계약문제와 관련해 대리점 업주로부터 사기혐의로 고소됐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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