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소양호의 특산물인 빙어가 갈수록 작아지고 있다.
3일 ‘인제생태복원운동본부’에 따르면 최근 끝난 인제 빙어축제 동안 소양호에서 잡은 빙어 120마리를 분석한 결과 8마리만 몸길이가 10~11㎝, 무게 7~8g이고 나머지는 길이가 6~7㎝, 무게 2.5~3g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5, 6년 전 빙어축제 때의 평균 길이 10, 11㎝, 무게 7, 8g에 비하면 엄청나게 작아졌다. 어획량도 감소해 올해는 예년의 70% 수준에 불과하다고 어민들은 주장하고 있다.
꾸준한 방류사업에도 불구하고 이처럼 빙어가 작아지고 어획량도 줄어드는 것은 빙어가 근친교배로 유전인자가 열성화하고 서식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빙어는 원래 바다 빙어가 조상으로 석호에 주로 서식하지만 댐에 갇혀 살면서 근친교배가 성행한 것으로 분석됐다.
남한의 빙어는 1925년 함경남도 고원군 용흥강 일대에서 채취된 빙어알 960만개가 충북 제천의 의림지와 경기 수원의 서호, 경남 밀양의 수산제 등지에 처음 방류된 것이 시초다. 소양강에는 고 육영수 여사에 의해 70년대 초 방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빙어는 길이 14~15㎝ 정도였다.
수년간 빙어를 연구해온 생태복원운동본부 오정진(71) 회장은 “소양강댐 축조이후 빙어가 점차 작아져 30년이 지난 현재는 절반 크기로 줄어들었다”며 “소양호 침전물로 인한 서식환경의 파괴, 요강류(동물성 플랑크톤의 일종) 감소 등이 원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빙어는 수위가 안정적인 호수에 살았으나 수위가 급변하는 다목적댐에 살면서 산란과 부화환경 불안정에 따른 스트레스도 어획량과 체장 감소의 한 원인으로 보고 있다.
오 회장은 “빙어의 왜소화는 우리 인간의 건강에 대한 적신호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인제=곽영승 기자 yskwa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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