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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미적대는 최연희…한나라 곤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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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퇴 미적대는 최연희…한나라 곤혹

입력
2006.03.07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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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추행 파문으로 한나라당을 탈당한 최연희 의원이 주변의 사퇴압력에 버티고 있다.

최 의원은 당초 임시국회가 끝난 2일 직후 의원직을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강원도의 한 사찰에 칩거하며 내내 침묵하고 있다. 한나라당도 최 의원을 거세게 압박하던 태도에서 한 발 물러나 “좀 두고 보자”며 눈치를 보는 분위기다.

최 의원의 버티기는 때마침 터져준 이해찬 총리의 3ㆍ1절 골프파문 때문에 가능했다. 최 의원은 자신에게 쏠려있던 비난여론이 이 총리 쪽으로 옮아가 일단 숨을 돌릴 수 있게 됐고 여론의 추이를 지켜본 뒤 의원직 사퇴여부를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판단한 듯 하다.

아울러 당에 대한 서운한 감정도 버티기에 한 몫 하고 있다. 당 지도부가 의원직 사퇴를 요구했을 때 최 의원은 “당에 충성한 대가가 이거냐”고 거칠게 불만을 토로했다고 한다. “당을 떠난 이상, 당이 의원직을 버려라 마라 할 수 없다”는 반박도 했다는 후문이다.

게다가 피해자측이 법적 대응을 하면 오히려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식의 맞대응도 검토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차제에 법정에서 진상을 밝혀보자는 생각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의원직을 유지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도 서 있다는 것이다.

이에 한나라당은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벌써부터 당 안팎에서는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가 물 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돌고 있다. 이재오 원내대표는 이날 “당에서 이 정도로 얘기했으면 본인도 알아들을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연락이 며칠째 되지 않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최 의원의 의원직 사퇴 방안을 철회할 생각은 없는 듯 하다. 지방선거에서 감당할 수 없는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총리의 골프 파문도 성 추행 사건을 마냥 덮어줄 수는 없다고 보고 있다.

만약 이 총리가 전격적으로 사퇴한다면 최 의원의 버티기와 한나라당의 눈치보기는 더 큰 비난과 지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설령 이 총리가 사퇴하지 않는다 해도 “여당이나 야당이나 모두 그렇고 그렇다”는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그렇더라도 너무 강하게 의원직 사퇴를 밀어붙이지 못하는 상황이다. 지나치게 최 의원의 감정을 자극, 아예 결별하는 상황이 오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고 있다. 때문에 대놓고 말은 못하고 눈치만 살피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한나라당은 최연희 의원의 성 추행이 초래한 여성표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각종 묘안을 짜내고 있다. 권역별로 기초단체장 중 한명 이상을 여성 후보로 반드시 공천하고, 지방의원 공천자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채우되 여성공천자가 할당비율에 미치지 못하면 비례대표는 모두 여성에게 공천한다는 ‘여성 우대책’도 내놓았다.

박순자 여성위원장은 “일회성 대응으로는 문제해결이 안 된다”며 “양성 평등적 성인식과 올바른 성문화 정착에 모범이 될 수 있는 근본적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말했다.

염영남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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