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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호주도 'FTA 러브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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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호주도 'FTA 러브콜'

입력
2006.03.04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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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이 본격화하자 미국에 이어 국내 수입농축산물 시장점유율 2~3위를 다투는 호주와 뉴질랜드가 우리 정부에 FTA 협상을 요청하는 등 다각적인‘구애작전’을 벌이고 있다.

이들 국가들은 한국과 미국이 FTA를 체결할 경우 한국 농축산물시장을 미국에 모조리 빼앗기지 않을까 우려하며, 우리 정부에 농도짙은‘러브콜’사인을 보내고 있는 것. 이에 따라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국내 농업시장은 농업 강대국들의 더욱 강도높은 공격에 휩싸일 가능성이 커졌다.

3일 관계당국에 따르면 뉴질랜드가 한국과의 FTA 협상을 요청한데 이어, 호주도 한국 정부에 FTA 체결가능성을 타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두 국가는 한국 농축산물 시장에서 미국과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는 라이벌들. 뉴질랜드와 호주는 지난해 국내 농수산물 수입시장에서 미국에 이어 3~4위를 기록했으며, 수입 쇠고기 시장에서는 2년간 미국산 수입금지 조치에 힘입어 1~2위로 올라서는 반사이익을 톡톡히 누렸다.

그러나 한ㆍ미 FTA 추진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이와 맞물려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이 내려지면서, 호주와 뉴질랜드의 초조감이 극에 달해 있다는 게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뉴질랜드는 짐 서튼 국무장관이 직접 한국을 방문해 2일 박홍수 농림부 장관을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서튼 장관은 이 자리에서“뉴질랜드는 한국에 민감한 쌀 등은 생산하지 않는다”며 조속한 협상 개시의 필요성을 강조했으며, 국회 세미나에도 참석하는 등 왕성한 세일즈 활동을 벌였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한국 정부는 현재는 한ㆍ미 FTA 성사에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여서 단기적으로 이들 국가들과 FTA협상 개시를 선언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들 국가의‘구애’에 현재론 윙크로 화답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 재경부 관계자는 “현재 아세안, 인도 등 여타 국가와도 중요한 FTA를 동시 추진 중이어서, 당장 뉴질랜드 등과 FTA를 추진할 여력이 없다”고 말했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도 “국내 FTA 추진의 기본 원칙은 미국, 중국, 아세안, 유럽연합(EU) 등 거대경제권과 그 가교역할을 하는 인접국을 중심으로 진행한다는 것”이라고 “호주, 뉴질랜드 등은 단기 검토대상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내년 3월 한ㆍ미 FTA가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된 다음, 각국의 FTA추진 성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뉴질랜드는 벌써 중국과의 FTA 추진을 내세우며 한국을 은근히 압박하고 있다.

서튼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만일 뉴질랜드와 중국간의 FTA 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되면 한국 제품이 뉴질랜드 시장에서 중국 제품과 힘든 경쟁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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