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가 철도파업 첫날이었던 1일 부산에서 이 지역 상공인들과 골프를 친 것으로 드러나 ‘이 총리의 골프’가 또 다시 도마에 오르고 있다. 또 총리실은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골프를 치면서도 철도파업 등 국정 현안에 대해 충분히 지시를 내릴 수 있다”는 군색한 논리로 극구 해명해 빈축을 샀다.
2일 총리실 등에 따르면 이 총리는 1일 오전 10시께 부산 기장군 아시아드 컨트리클럽에서 신정택(세운철강 회장) 부산상공회의소 회장 당선자 등 지역 상공인들과 2개조로 나눠 골프를 즐겼다.
이 총리는 이날 아침 일찍 항공편으로 부산에 내려와 라운딩 전 부산 동래구에 살고 있는 장모를 찾아 뵌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진 총리실 공보수석은 “몸이 불편한 장모님을 뵙기 위해 내려갔으며, 오래 전부터 부산 상공인들이 만나 보기를 청해 골프를 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철도노조 파업 당일 라운딩에 대해 “이미 파업이 예상돼 있었기 때문에 전날(2월28일)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정부차원의 대책을 마련해 두었다”며 “파업 첫날 총리가 집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을지도 의문이지만, 있다 하더라도 수행과장이 함께 갔기 때문에 언제든 (휴대폰으로) 충분히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1일 건설교통부와 노동부, 경찰 및 검찰, 자치단체에는 철도파업 때문에 관계 직원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었고, 전국의 열차와 수도권 전철을 포함한 서울지하철 1,3,4호선 운행이 차질을 빚어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총괄 책임을 지고 있는 총리가 “휴대폰으로도 지시가 가능하다”며 부산까지 가 골프를 쳤다는 사실은 안이한 태도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문제가 되는 것은 연락이 되고, 안 되고가 아니라 파업사태에 대한 이 총리의 자세와 마음가짐이라는 지적이다.
게다가 전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선 이 총리와 법조브로커 윤상림씨와의 골프 모임이 다시 거론돼 이 총리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한바탕 설전을 벌인 터였다.
골프 애호가로 알려진 이 총리는 2004년 9월 군부대 오발사고 희생자 조문 직전에 골프모임을 가져 논란을 불렀고, 지난해 식목일에는 강원도에 대형 산불이 번지고 있는 가운데 골프를 쳤다가 비난 여론이 일자 국회에서 “근신하겠다”고 사과한 바 있다.
이어 지난해 7월2일 남부지방에 호우피해가 났을 때 제주도에서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 등과 라운딩을 해 물의를 빚었고, 최근에는 구속된 법조브로커 윤상림씨와 몇 차례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구설수에 올랐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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