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을 거부하고 있는 인도와 예외적으로 핵 협력을 체결한 것은 NPT 무용론을 공식화한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은 NPT 미가입국에 대해서는 핵사찰을 담보할 수단이 사실상 없다는 현실적 한계 때문에 NPT를 무력화시키려는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 왔다. NPT 규정을 비롯한 국내외 법규 및 협정을 무시하고 인도와 핵협정을 맺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은 2일 “NPT를 지키는 것은 각국의 의무이며 핵 협력은 NPT에 근거해 이뤄져야 한다”며 미국_인도의 핵 협력이 NPT의 틀을 벗어났다고 비난했다.
미국 영국 소련의 주도로 1970년 발효된 NPT는 북한과 이란의 핵 문제 등으로 끊임없는 논란에 시달려 왔다. 북한은 93년 조약을 탈퇴했고, 이란은 미국 등 국제사회의 핵개발 저지 압력에 NPT 탈퇴 위협으로 맞섰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국경 분쟁 등 서로에 대한 위협을 이유로 경쟁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하면서 NPT 체제 편입을 거부해 왔다. 미국의 경제제재 조치도 소용 없었다. 미국의 맹방이자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으로 통하는 이스라엘도 조약 가입을 거부하며, 중동의 비핵지대화를 위협하는 요인이 돼왔다.
NPT 위기를 자초한 주역은 미국이다. 북한 이란 등 입맛에 맞지 않는 국가에는 NPT를 앞세워 가혹한 채찍을 휘두르면서 인도에는 국익을 앞세워 NPT를 스스로 부정했다.
NPT는 ▦핵 비확산 ▦핵군축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등 3대 원칙을 추구해왔다. 그러나 핵보유국과 비핵국가의 권리와 의무를 차별적으로 규정,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 등 5대 핵보유국의 기득권을 보호하는 장벽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브라질 이집트 등 핵개발 능력을 가진 비핵보유국들은 미국이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거부하는 등 핵 군축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미국부터 조약 준수에 솔선수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5월 개최된 NPT 평가회의도 이란ㆍ북한의 핵 제재에 초점을 맞춘 미국과 이에 반발하는 이란, 그리고 핵보유국들의 기득권에 반발하는 핵개발 가능국의 입장이 충돌하면서 합의 도출에 실패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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