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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충무로 "사랑밖엔 난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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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충무로 "사랑밖엔 난 몰라"

입력
2006.03.02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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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가 멜로와의 열애에 흠뻑 빠져있다. 비현실적인 판타지로 헛헛한 웃음을 자아내는 로맨틱 코미디보다, 애절한 사랑의 진솔한 눈물이 더 호소력을 지니기 때문이다.

올해 선보일 멜로는 20편 가량. 두 남녀가 티격태격하다 달콤한 사랑의 비의(秘儀)를 깨닫는 로맨틱 코미디는 ‘달콤, 살벌한 연인’ ‘청춘만화’ 2편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해 통속 신파극 ‘너는 내 운명’이 307만 관객을 동원하며 극장을 울음바다로 만든 것도 충무로의 멜로 사랑에 불을 지폈다.

그러나 운명적인 만남과 불치병으로 이어지는 진부한 사랑타령만으로 영악한 관객의 눈물을 쏙 빼놓을 수는 없는 일. 제작사들은 ‘관객 울리기’라는 작전을 완수하기위해 액션과 휴먼 그리고 웃음 전략으로 각개약진하고 있다.

액션을 곁들여 가슴을 울려라

9일, 16일 각각 개봉하는 ‘데이지’와 ‘로망스’는 액션을 지렛대 삼아 격정적인 사랑의 감정을 연출한다.

‘무간도’ 시리즈의 류웨이창(劉偉强) 감독이 연출한 만큼 ‘데이지’는 누아르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킬러와 경찰인 두 남자가 한 여자를 사이에 두고 대결하는 서글픈 삼각관계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펼쳐지는 것도 여느 멜로와 결이 다르다.

제작사 아이필름의 김성애 마케팅팀장은 “전형적인 멜로지만 누아르의 어두운 분위기가 세 남녀의 사랑을 좀 더 극적으로 만드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나비’의 문승욱 감독이 5년 만에 선보이는 ‘로망스’는 대통령 후보 며느리와 이혼남 경찰의 어긋난 사랑을 극한 상황까지 몰아가기 위해 대규모 액션 장면을 끌어들였다.

주인공들이 사회적 편견과 오해에 부딪히는 극단적인 과정을 액션으로 승화해 사랑을 돋을새김 하겠다는 의도다.

휴먼 드라마로 감동의 폭을 넓혀라

‘국경의 남쪽’과 ‘오래된 정원’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은 멜로의 외피를 두른 채, 불우한 처지에 놓인 사람들의 가슴 절절한 사연을 풀어낸다.

누구나 공감하는 사랑이라는 소재에다 휴먼 드라마 요소를 결합하면 감동의 진폭을 더 넓힐 수 있다는 계산이다.

‘국경의 남쪽’(감독 안판석)은 첫사랑을 북에 두고 온 탈북자의 슬픈 삶을 그리며 우리 사회의 어둠을 조명한다. 제작사 싸이더스FNH 관계자는 “탈북자의 애환을 적극적으로 껴안으며 다른 멜로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석영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에 옮기는 ‘오래된 정원’(감독 임상수)도 마찬가지다. 사회변혁을 꿈꾸다 도피자가 된 남자와 여자의 세월을 뛰어넘은 사랑을 통해 지난 시대의 아픔을 되새긴다.

사형수와 세번 자살을 시도한 여자의 애틋한 사랑은 그린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감독 송해성)은 따스한 인간관계로 이야기를 확장한다.

웃음과 눈물을 한꺼번에 뽑아내라

로맨틱 코미디가 힘을 잃었다지만 해맑은 웃음은 남녀간의 사랑이야기에서 빠질 수 없는 양념. 실제 연인인 조승우 강혜정 커플이 주연해 화제를 모은 ‘도마뱀’(감독 강지은)은 가슴 저릿한 사랑 이야기로 웃음이 보너스로 들어간다.

제작사인 아침의 정승혜 대표는 “여자 주인공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 웃음을 자아내지만, 이는 나중에 가슴을 치는 반전을 위한 것”이라며 “로맨틱 코미디의 웃음과는 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보고 싶은 얼굴’도 정통 멜로의 틀을 벗어나지 않으면서 웃음을 놓치지 않는다. 도시 변두리 남녀의 비루한 사랑을 눈물과 웃음으로 버무린다.

시나리오 작가와 배우로 활동한 김해곤 감독은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난다’는 유행가 가사처럼, 웃음 속에 강렬한 감정을 담아내는 영화”라고 설명했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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