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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셜 D, 질주하라 청춘이 막 내릴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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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셜 D, 질주하라 청춘이 막 내릴때까지

입력
2006.03.02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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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 비디오를 연상시키는 화면의 향연과 등장인물의 감정을 비장미 가득 담아내는 슬로 모션은 1980년대 후반부터 홍콩영화, 특히 홍콩 누아르를 대변해왔다.

자기복제라는 비난과 더불어 순식간에 몰락한 듯한 이 스타일의 과잉은 ‘무간도’ 시리즈를 통해 재창조되고, 홍콩 누아르의 부활을 알렸다.

‘무간도’ 시리즈의 류웨이창(劉偉强)과 마오자이후이(麥兆輝) 콤비가 연출한 ‘이니셜D’는 ‘홍콩영화스러운’ 카메라의 온갖 테크닉이 차고 넘치는 작품이다.

컴퓨터 게임과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진 동명의 일본 유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의 내용은 단순 명쾌하다. 고등학생 다쿠미(저우제륜ㆍ周杰倫)는 낡은 차로 가업인 두부 배달을 하며 속도의 황홀경에 빠져든다.

그는 우연히 아마추어 레이싱 선수를 따돌리면서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고, 패배를 모르는 질주를 거듭하게 된다. 그러나 다쿠미는 첫 패배와 실연이라는 쓴맛을 경험하게 되고, 차츰 삶의 의미를 깨닫는다.

만화적인 설정과 전형적인 성장영화의 틀에서 한치도 벗어나지 않는 이야기의 전개는 밋밋하다. 그러나 폭발할 듯한 엔진의 박동소리와 박진감 넘치는 카메라 움직임이 맞물린 화면은 108분의 상영 시간 내내 아찔한 속도감을 선사한다.

다소 어수선해 보일 수 있는 레이싱 장면은 브레이크 없는 청춘의 광포한 질주 및 힙합 리듬과 어우러지며 매끄럽게 이어진다.

일본 원작 만화를 일본에서 촬영했으면서도 홍콩 배우들이 출연, 광동어를 사용하는 점이 다소 생경하게 느껴지지만, 국내 관객이 받아들이기에 큰 무리가 없다.

제목 ‘이니셜D’는 차가 고속으로 굴곡진 길을 달릴 때 타이어를 의도적으로 미끄러뜨리며 차체를 지면에 최대한 밀착시키는 운전 기술 ‘드리프트’(Drift)를 의미한다.

1일 개봉했다. 15세.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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