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침략의 역사를 왜곡ㆍ미화하고 있는 극우 단체인 ‘새로운 역사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역모는 최근 야기 히데쓰구(八木秀次) 회장과 후지오카 노부카쓰(藤岡信勝) 부회장, 미야자키 마사하루(宮崎正治) 사무국장 등 집행부가 사임했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 이들은 해임당한 것으로 밝혀졌다.
표면적인 이유는 야기 회장이 미야자키 사무국장과 함께 단체의 승인 없이 중국을 방문해 중국 지식인과 함께 역사교과서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는 것.
그러나 진짜 이유는 2006년도 교과서 채택에서 새역모가 집필한 후소샤(扶桑社)판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채택률이 0.5%를 밑도는 등 참패한 것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새역모 창립자인 니시오 간지(西尾幹二) 전 회장은 그 동안 후소샤 교과서의 채택 결과를 놓고 마야자키 사무국장의 경질을 요구하는 등 야기 회장과 갈등을 빚어왔다.
후임 회장에는 BMW 도쿄지사장 등을 지낸 다네가시마 쓰요시(種子島經)가 선임됐다. 그는 니시오 전 회장의 대학친구로 역사나 교육분야의 전문가가 아니어서 새역모 창립 멤버의 입김이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니시오 전 회장과 함께 새역모를 만든 장본인인 후지오카 부회장도 집행부 전원 해임 방침에 따른 것일 뿐 조직 내 영향력은 건재한 상태다.
새역모 내부에서는 “3년 후 돌아오는 교과서 채택을 위해 뭉쳐도 힘든 상황인데 오히려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다카자키(高崎) 경제대학 교수로 많은 소장파 학자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야기 회장의 해임이 새역모의 역사 교과서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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