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태극기 등 국가 상징물을 재발견하려는 노력이 끊이지 않고 있다. 무궁화 역시 최근의 웰빙 열풍과 맞물려 건강 식품으로서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무궁화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아름다운 꽃으로 유명했다. 중국에서는 아름다운 여인을 무궁화에 비유했고, 서양에서도 이집트의 아름다운 신 히비스를 닮았다 하여 무궁화의 학명을 ‘히비스커스’라 붙였다. 그 이전에는 알테아 로지아(Althea Rosea)로 불리기도 했다. Althea는 그리스어로 ‘치료하다’는 의미이며 Rosea는 장미를 뜻한다. 장미같이 아름다운 꽃이 치료 효과도 지녔기에 붙여진 이름이다. 동양 의학에서도 일찍이 약재로서의 가치를 오래 전부터 활용해 왔다.
조선시대 허준이 저술한 ‘동의보감’ 탕액편 목근조에는 다음과 같이 기록돼 있다. “무궁화의 약성(藥性)은 순하고 독이 없으며, 장풍(일종의 치질)과 사혈(썩은 피)을 멎게 하고, 설사 후 갈증이 심할 때 달여 마시면 효과가 있는데, 졸음이 온다. 사풍(일종의 피부병)에는 볶아서 먹거나 차처럼 달여서 무시로 마시면 낫는다.”
현대에 와서 무궁화의 성분을 분석해본 결과 뿌리껍질에는 탄닌산이, 꽃에는 사포닌이, 종자에는 말발산, 세루쿨산 등이 들었다. 한방에서 무궁화의 줄기와 뿌리는 청열약(열을 내리는 약)으로 쓰이고 이질, 탈항, 옴, 치질, 무좀의 치료에 이용된다.
실제 1960년대까지만 해도 민초들은 춘궁기 때 무궁화 잎을 따서 나물이나 국으로 조리해 먹었다. 이밖에 무궁화가 차(茶)나 약재, 떡 등으로 쓰였다는 기록은 도처에서 찾을 수 있다. 동양 뿐 아니라 서양에서도 오래 전부터 무궁화를 식용으로 활용했다. 유럽 및 중국에서는 100여년 전부터 잎과 꽃을 차로 우려내 마셨으며 일본에서는 궁중요리의 향신제로 무궁화 꽃봉오리를 익혀 사용하기도 했다.
무궁화 전문가인 김용범 중앙대 겸임교수는 “무궁화가 진정한 나라꽃으로 거듭나려면 국민이 쉽게 보고 만지고 먹을 수도 있어야 한다”며 “웰빙시대를 맞아 무궁화가 건강식품으로 각광받을 때가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 무궁화 차 만드는 방법
1. 꽃이 피기 전(꽃봉오리면 더 좋다) 채취한다. 이때 개화기에 맑은 날을 골라 채취한다.
2. 채취한 꽃의 꽃술을 버리고 그늘에 잘 말려 보관한다.
3. 잘 말린 것을 1일 15~20g씩 물 500㏄에 넣어 은근한 불에 달여 마신다. 이 경우 하루 분량을 3회로 나누어 마시면 된다.
4. 꽃을 약간 볶아 가루를 내 마실 수도 있다. 가루를 내어 마시는 경우 끓인 물 1잔에 가루를 한 스푼씩 타서 마시면 좋다. 식성에 따라 설탕을 조금 넣거나 꿀을 타서 마시면 더욱 좋다.
5. 꾸준히 무궁화차를 마실 경우 이질과 하혈에 특효가 있고 이뇨작용도 돕는다. 대장염, 설사에 유효하고 중풍 예방에도 좋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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