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월드컵의 최대 수혜자는 역시 PDP TV와 LCD TV 등 디지털 TV이다. 보다 선명한 화질로 축구경기를 감상하고픈 시청자들이 많은 만큼 가전업계는 월드컵이 디지털 TV 대중화의 분수령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뜻하지 않은 복병에 업계가 비상이 걸렸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공식 후원사가 아닌 업체가 월드컵과 관련된 상업광고나 마케팅행사를 벌이는 것에 대해 철저히 감시하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경품 이벤트도 눈치를 봐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총 경품가액을 매출액의 1% 이하로 한정한 것이다. 업체들은 월드컵과 경품행사를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인 판매전략을 마련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이 와중에 눈에 띄는 것이 ‘타임머신’TV이다. TV내부에 개인영상저장장치를 장착, TV를 켜는 순간 화면을 자동녹화할 수 있어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축구의 주요 장면을 반복시청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국내 업체로는 LG전자가 유일하게 250GB 분량을 저장할 수 있는 하드디스크를 채용한 엑스캔버스를 출시, 인기몰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도 4월께 생방송 녹화를 할 수 있는 ‘저장 플러스 알파’ 기능을 갖춘 디지털 TV를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능에 동영상 파일을 재생할 수 있는 디빅스플레이어 기능을 추가, 컨버전스 TV 시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대우일렉도 현재 개인영상저장장치를 갖춘 디지털 TV를 월드컵 전에 출시키로 하고 전담팀을 구성, 기술개발을 진행중이다.
CF를 통한 마케팅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한국 축구대표팀의 전ㆍ현직 감독인 히딩크와 아드보카트 감독을 디지털 TV 파브 광고의 공동모델로 내세웠다. LG전자는 프랑스의 축구 영웅 지단과 비슷한 인물을 등장시켜, 프리미어 리그에서 활약중인 박지성의 슛동작을 분석하는 CF를 통해 월드컵을 떠올리는 간접 광고기법을 활용하고 있다.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폰 업계는 이번 독일 월드컵을 계기로 모바일 방송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일반화할 것이라고 보고 ‘DMB폰 올인전략’을 세우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출시할 휴대폰 절반 이상에 DMB 기능을 탑재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위성DMB폰 ‘블루블랙Ⅱ’에 이어 SK텔레콤용 지상파 DMB폰도 3월 출시할 계획이다. LG전자는 DMB 수신기능이 휴대폰의 일반기능으로 흡수될 것으로 보고 올 하반기부터 출시하는 거의 모든 고가 제품에 DMB 기능을 추가키로 했다. 팬택 계열 역시 6월 이후 DMB 수요가 늘 것으로 보고 스카이와 큐리텔 브랜드로 7~8종의 DMB폰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동통신사들도 월드컵 D-100일을 기점으로 대대적인 마케팅을 개시한다. KTF는 월드컵이 있는 상반기에 3~4개의 지상파 DMB폰을 연달아 내놓을 계획이다. 붉은 악마 공식 후원사이기도 한 KTF는 새 응원가 전파, 대표팀 응원메시지 보내기, 휴대폰용 FIFA축구게임 출시 등 월드컵 콘텐츠를 강화해 월드컵 분위기를 DMB폰 구매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SK텔레콤은 올해 초 월드컵 평가전 A매치 경기 중계방송을 멀티미디어 서비스 ‘준’을 통해 제공한 데 이어 월드컵 관련 실시간 정보를 보다 편리하게 제공할 예정이다.
한창만 기자 cmhan@hk.co.kr문준모기자 moonj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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