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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이 경쟁력이다] (4) SK의 글로벌경쟁력 강화 파트너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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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이 경쟁력이다] (4) SK의 글로벌경쟁력 강화 파트너십

입력
2006.02.28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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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답지않게‘Fair(공정한)’합니다.” 경남 진주에 있는 중소업체인 ㈜나노의 신동우(46)사장은 27일 SK(주)에 대해 “납품 업체가 원가절감을 하면 그대로 돌려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발전소 등에서 나오는 배기가스 제거 촉매를 국내 최초로 생산하고 있는 나노는 대학 실험실이 모태가 된 벤처기업. 현재 경상대 신소재 공학부 교수를 겸하고 있는 신 사장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제자들이 취업에 어려움을 겪자, 실험실에서 개발한 촉매 원료 신기술(이산화티탄 분말 양산 기술)의 사업화 문제를 놓고 고민했다.

그때 SK(주)가 “그 원료 기술이 필요하니 함께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손을 내밀었다. 양측은 힘을 합쳐 배기가스(이산화질소)를 인체에 해가 없는 질소와 물로 바꿔주는 촉매 원료 신기술을 완성했고, 이어 촉매 자체(배연탈질촉매)를 양산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신 교수는 이듬해 제자들과 함께 공장을 차려 2003년부터 생산에 들어갔다.

나노가 주문자제작 방식(OEM)으로 제품을 공급하면 SK(주)는 판매 및 마케팅을 전담했다. 외국산이 독점하던 촉매시장에서 우수한 국산제품이 선을 보이자, 보령ㆍ하동ㆍ태안ㆍ인천 화력 등 국내 발전소들이 다투어 채택했다. 이 제품은 KCC, 삼성코닝 등에도 공급됐다. 나노의 지난해 매출액은 40억원. 올해는 70억, 내년엔 100억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신 사장은 “이제 SK와 함께 거대 중국시장도 뚫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기 안성의 코스닥 등록업체인 ㈜세진TS. 이 업체의 중국 진출은 SK그룹과 협력업체의 파트너십이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세진TS는 SKC가 제조한 광기능성 필름을 시트(필름을 세로로 가느다랗게 쪼개서 만든 제품)로 만들어 판매한다.

두 회사는 이 같은 협력관계를 해외로 넓히기 위해 2003년초 중국 장쑤(江蘇)성 우장(吳江)시에 현지 독립법인(세개진광전유한공사)을 공동 설립하기로 하고 철저하게 역할분담을 했다. 우선 SKC는 공장 인프라 건설 등을 관리하면서 중국 지방정부와 교섭에 나섰고, 세진TS는 생산설비 구비 및 현지인 기능 훈련에 전념했다. 그 결과 착공 1년도 안돼 공장을 돌릴 수 있었다. 세진 관계자는 “SKC와 협력을 통해 원자재 생산부터 가공까지 일관 생산체계를 구축, 일본 업체에 대해 경쟁력이 생기면서 현지에서 주문이 밀려들고 있다”고 말했다.

SK그룹의 상생협력은 단순히 협력 업체에 대한 시혜적인 기술ㆍ자금지원 차원을 넘어선다. 글로벌 경쟁을 위해 함께 성장해야 할 필수적인 파트너라는 ‘발상의 전환’이 자리잡고 있다. 2003년부터 SK㈜와 함께 일본 등 내로라 하는 외국업체를 제치고 대만 정유업체인 포모사 공장의 촉매 교체작업을 해오고 있는 ㈜일성기업의 김성렬(60) 사장은“과거 주종관계나 다름없던 대기업과 협력업체의 관계가 최근 들어 상생경영이 강조되면서 ‘네가 있어야 나도 있다’는 식의 동등한 관계로 바뀌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사실 SK그룹이 상생경영을 협력업체와의 우호적인 관계를 넘어 기업활동의 핵심 키워드로까지 끌어올린 것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그 동안에도 상생경영이 협력업체는 물론이고 SK제품의 품질향상 및 기업이미지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퍼져있었지만, 어디까지나 일부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이나 산업 현장의 실무자 차원에서 자발적ㆍ산발적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SK는 지난해 5월 중소 협력업체 애로사항 지원 등을 담은 ‘3대 상생경영 원칙’과 9대 실천 과제를 확정해 이를 본격적으로 체계화했다. 이에 따라 조기 현금결재, 협력업체와의 간담회 정례화 등 여러 대책들이 한꺼번에 실천에 옮겨지고 있다. 특히 협력업체들의 자금난을 덜어주기 위해 납품대금을 대부분 현금으로, 그것도 1주일내 지급해 주고 있다.

중소기업은행과 손잡고 우수 협력업체들에게 저리로 자금을 대출해주는 ‘네트워크론’도 운영중이다. 지난해 250억원이었던 네트워크론의 대출규모를 올해 320억원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헌철 SK㈜ 사장을 비롯한 경영자들은 주기적으로 협력업체들과 흉금을 터놓는 간담회 자리를 갖고 어려움을 파악, 처리해주는 시스템도 마련했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 납품업체 (주)나노 신동우 사장/"원가 줄였더니 이익 고스란히 돌려줘"

“서로 존중하고 합리적으로 일처리를 해 화학적으로 한 몸처럼 결합돼 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나노의 신동우(46ㆍ사진) 사장은 현직 교수답게 차분한 어조로 SK(주)의 상생경영을 조목조목 짚으며 후한 점수를 줬다. 한양대 공대와 KAIST(석사)를 나와 영국 캠브리짓대에서 박사학위(재료공학)를 받은 그는 독일의 막스 플랑크연구소 연구원, 한국 국방과학연구원 등 화려한 경력을 거쳤다.

“11년전부터 경상대 공대교수로 재직하면서 지방대생들도 우리사회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실증해 보이기 위해 1999년 제자들과 벤처기업을 창업했다”고 밝힌 그는 SK㈜측과 7년째 호흡을 맞춰오고 있다. 그가 SK㈜를 호평하는 이유는 크게 세가지. 파트너 존중, 현장 밀착 경영, 이익분배의 깔끔한 뒷처리 등이었다.

그는 “우리 기술력을 인정해주고, 자금이 필요할 때도 도움을 아끼지 않았다”며 “SK와 도움을 주고 받는 현재의 상생관계가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당초 일부 원천기술을 가진 중소업체와 자본 및 마케팅 능력을 겸비한 대기업이 필요에 의해 손을 잡았지만 이 같은 제휴는 SK식 상생 협력을 통해 화학적 결합으로 전환됐다.

실제로 ㈜나노를 담당하는 SK(주) 전담팀(5명) 가운데 2명이 경남 진주의 (주)나노 공장에 상주하면서 생산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살피며 어려움을 파악, 해결해 주고 있다. 또 나노측이 당장 필요하지는 않지만 내년에 꼭 써야 할 원료라며 사전 구매를 요청해도 재고가 쌓인다는 이유로 꺼리지 않고 흔쾌히 밀어준다는 것.

그는 협력업체의 기술개발 노력을 정확히 인정해 주는 점도 SK(주)만의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초기에 20~30%에 달하던 제품 불량률을 지난해 5%안팎까지 낮춰 5,000만원 가량을 절감할 수 있게 되자, 이것을 그대로 돌려주더라”고 신 사장은 덧붙였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 SK그룹 임직원 70%가 봉사팀서 활동

SK그룹의 경영 키워드는 ‘행복’이다. 각 계열 기업들이 투명하고 알찬 경영을 통해 행복에너지를 충전하고, 협력 업체들과 동반 성장을 통해 이를 나누고, 나아가 소외된 이웃을 향해 따뜻한 행복의 손길을 내민다는 것이다.

때문에 사회 공헌활동이 그룹의 경영 목표 가운데 하나로 설정돼 있을 정도다. 실제로 최태원 회장과 신헌철 SK㈜ 사장 등 임직원들이 매년 연탄배달, 김치 담그기 등 릴레이 자원봉사에 나서고 있고, 신입 사원의 2주 연수과정에도 하루동안 자원봉사를 의무적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SK그룹은 2004년 7월 ‘SK자원봉사단’을 출범시킨 이래 소외계층을 돕는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현재 봉사단에는 13개 주요계열사에서 322개 팀이 구성돼 전체 임직원의 70%가 넘는 1만3,799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급식 보조, 노후시설 정비 등 각종 봉사활동을 통해 SK의 좋은 이미지를 심고 있다.

SK는 23일에는 중구 신당동에 행복도시락 시범 급식센터 1호점을 개설, 매일 결식아동 114명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는 활동을 시작했다. 향후 급식 대상에 결식노인 80명을 추가할 예정이며, 내년 말까지 시설비 및 운영비를 지원해 전국적으로 49개 무료 급식센터 설립을 도울 계획이다.

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5월 향후 3년간 모두 500억원을 투입해 일자리 4,230개 창출을 내용으로 하는 사회공헌 로드맵을 발표한 이래 장애인 IT자활시설 및 저소득층 청소년을 위한 자동차 무료 정비교육을 해주고 있다.

글로벌을 지향하는 기업답게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봉사의 손길을 뻗치고 있다. 베트남에서 지금까지 10년간 2,100명의 얼굴 기형 어린이 무료수술을 지원했고, 캄보디아의 프놈펜 외곽 정글 지역 4개 마을에 무료 의료지원단을 파견했다.

SK자원봉사단장인 조정남 SK텔레콤 부회장은 “자원봉사 활동은 기업의 존속 및 발전에 꼭 필요할 뿐만 아니라,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윤활유와 같은 것”이라며 “고객의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발전해온 SK가 이제는 ‘행복’으로 보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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