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자동차 업계에 경쟁사를 흠집 내는 마이너스 마케팅이 횡행하고 있다.
최근 가장 피해를 본 사례는 기아자동차의 중형세단 로체가 꼽힌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로체는 첫 달 5,166대가 팔리면서 중형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다.
그러나 로체는 경쟁 업체들로부터 따가운 견제를 받았다. 라이벌 회사인 A사는 지난해 말“로체가 올 여름 출시될 현대차의 아반떼 후속 HD(프로젝트명)와 플랫폼을 공유할 것”이라는 음해성 자료를 영업 사원들에게 배포했다. 중형차 모델이 준중형급 플랫폼을 가져 다 쓴다는 입 소문이 퍼지면서 로체 판매는 급락했다. 기아차는 올 1월 들어 이 같은 음해성 루머에 대해 사실 무근이라는 자료를 배포하면서 공식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로체는 올들어 매달 1,000대 이상씩 판매가 줄어드는 후유증을 앓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가 뉴 SM5를 출시했던 지난해 7월에도 이 같은 루머가 퍼졌었다. 뉴 SM5에 준중형급차에 장착하는 서스펜션인 ‘맥퍼슨 스트럿’이 사용됐다는 출처를 알 수 없는 음해성 자료가 업계에 유포됐다. 서스펜션 구조에 대해 낯선 소비자들은 중형차에 준중형급 장치가 적용된 것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맥퍼슨 스트럿은 일반차량에 쓰이는‘더블위시본’ 보다 중량이 덜 나가고 구조가 간편해 연비와 정비성이 뛰어난 시스템으로 최근 세계 유수의 차량 등에 적용되고 있는 추세다.
후륜 구동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쌍용자동차의 뉴체어맨도 라이벌 업체의 마이너스 마케팅에 시련을 겪어야 했다. 체어맨은 트럭 등 상용차에나 적용되는 후륜 구동방식이 적용된 차라는 음해성 소문이 지난해 9월 업계에 횡행했다. 사실 후륜구동은 구동축이 뒷바퀴이기 때문에 실내공간을 좁게 만드는 단점이 있지만 승차감이 우수해 해외 유수 고급차에 많이 적용되는 방식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들이 나 몰라라 식 음해성 루머를 만드는 것은 소비자의 정상적인 구매를 방해할 뿐 아니라 메이커에 대한 불신풍조를 확산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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