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철강경기 하강에 따른 대내외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홍보 및 스테인리스 전문가를 각각 사장에 전진 배치, 본격적인 비상 경영체제 가동에 들어갔다. 또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하고, 업무를 마케팅 생산기술 등 5개 부문별로 나눠 책임자(부문장)들에게 모든 권한을 부여하는 책임경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포스코는 24일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잇따라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정관 변경안 등을 통과시켰다.
이사회에서는 윤석만(57) 부사장과 이 윤(58) 부사장을 각각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발령하는 등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홍보ㆍ판매 전문가인 윤석만 신임 사장은 마케팅 부문장으로, 포스코를 세계 3대 스테인리스 업체로 키워낸 이 윤 신임 사장은 스테인리스 부문장으로 각각 임명됐다.
분야별 최고 베테랑으로 꼽히는 이들의 임명은 중국의 저가 철강제품 대공세에 맞서 마케팅을 강화하는 동시에 중국과 차별화할 수 있는 고품질 스테인리스강 개발을 통해 경쟁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포스코 관계자는 “책임 경영과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회장과 함께 경영전반을 총괄하던 사장 직책을 따로 두지 않고, 5개 부문장(사장 직급) 제도를 도입해 인사 등 모든 권한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앞서 열린 주총에서는 이사회의 경영진 감독 기능 강화를 위해 최고경영자가 겸임해온 이사회 의장직을 분리, 1년 임기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키로 했다. 이에 따라 이날 사외이사로 재선임된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이 이사회 의장이 됐다. 사외이사로 임기 만료된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학장은 재선임됐고, 행자부장관 출신의 허성관 광주과학기술원장은 새로 선임됐다. 또 유용성 논란이 제기됐던 스톡옵션제는 폐지했다.
이구택 회장은 주총에서 “올해 인도와 중국 등 해외투자를 강화, 글로벌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며 “수익성과 경쟁력 배가, 보다 나은 기업 가치의 창출을 통해 세계 철강업계의 구조적 변화를 이끌어가는 중심 주체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 윤석만 사장 누구 "포스코 이미지 만든 '아이디어맨'"
윤석만 포스코 사장은 32년 동안 포스코에서 근무하면서 대부분 홍보 마케팅 분야를 전담해온 아이디어맨이다. 1970~80년대 '제철입국'을 앞세워 '대한뉴스' 단골로 등장한 대한민국 대표 국영기업 포항제철부터 2000년 민영화를 거쳐 요즘 '소리없이 세상을 움직인다'는 CF에 이르기까지 포스코의 이미지 만들기 작업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충남 당진 출신으로 중앙대 행정학과, 연세대 대학원을 나와 74년 포스코에 입사한 그는 홍보ㆍ행정관리ㆍ제품기획, 열연판매부장을 거쳐 이사, 상무, 전무, 부사장 등 초고속 승진을 이어갔다.
바쁜 직장 생활 속에서도 행정학 박사학위(중앙대)를 따낼 정도로 매사 부지런하다. 판매부장 당시에는 서비스 개념이 전무했던 포스코에서 고객의 입장에서 고객의 마음을 살핀다는 '감성 판매'를 모토로 내세워 새바람을 일으켰다. 지난해 부사장 때는 국제철강협회(IISS) 서울총회를 유치, 은탑 산업훈장을 받았다. 합리적이고 신속한 의사 결정으로 상ㆍ하간의 신망이 두텁다는 평이다.
박진용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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