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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위키(wiki)'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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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살면서] '위키(wiki)'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워

입력
2006.02.27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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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무료백과사전 ‘위키페디아(www.wikipedia.org)’에서 활동을 시작한 지 1년이 다 되어간다. 현재 214개국어로 만들어지고 있는 이 사전은 영어로 된 문서의 경우 이미 100만 건에 육박하고 있으며, 그 내용이나 정확도에서 상당한 수준에 올라 있다.

하지만 초고속 인터넷의 보급률로 보나, 네티즌들의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시간으로 보나 세계적으로 정보화의 최상위권인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위키’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깝다. 현재 한국어로 된 문서는 겨우 2만 건을 넘어선 수준(세계 27위)이어서, 일본어 사전의 18만 건(5위)에 비해 한참 뒤떨어진다. 한국어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 이 지면을 빌어 위키에 대한 홍보를 하고자 한다.

한국어로 ‘빨리’에 해당하는 ‘위키(wiki)’는 미국에서 인터넷을 통해 지식을 공유하고자 하는 이들에 의해 처음 시작된 일종의 ‘카피레프트’ 프로젝트다. 카피레프트 운동처럼 저작권에 대해 배타적이기 때문에 누구나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위키를 통해 공유할 수 있음은 물론 이미 올라와있는 문서들에 대해 수정을 가할 수도 있다.

이 같은 방식은 매우 획기적이어서 인터넷을 통해 잘못된 지식이 흘러다니는 것을 제어해준다. 현재 대부분 포털사이트의 검색 시스템은 특정한 키워드에 대해 사실 여부의 판단 없이 검색결과 전체를 보여주며, 검색된 문서의 수정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식의 잘못된 정보나 일방적인 지식이 검증을 거치지 않은 채 여러 사이트로 반복적으로 옮겨지면서 진실을 덮어버릴 수 있다.

이에 반해 위키는 누군가가 특정한 단어 또는 어구에 대해 잘못된 정의를 내려놓았을 경우 이를 발견한 사람이 쉽게 수정할 수 있기 때문에 신뢰도가 높다. 현재 많은 이들이 활동하고 있는 영문판 위키의 경우에는 낙서나 잘못된 정보가 올라오더라도 금세 수정이 되곤 한다. ‘네이처’ 지의 조사에서 위키의 정확도가 백과사전의 고전 ‘브리태니커’에 필적하는 수준으로 나타난 것도 이 때문이다.

위키 활동은 외국어 공부에도 도움이 된다. 한국에 대한 정보가 한국어판 위키에 부족하다면 수십, 수백 가지의 다른 언어로 쓰여진 한국에 대한 정보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통해 거대한 지식창고를 함께 쌓아나가는 작업, 한 번 도전해볼 만하지 않은가.

데이비드 맥클라우드 <캐나다인·프리랜서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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