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년 동계올림픽 역사상 첫 아시아 ‘피겨 여왕’이 탄생했다.
일본의 아라카와 시즈카(25)는 24일(한국시간) 토리노 팔라벨라 빙상장에서 벌어진 2006토리노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개인전에서 합계 191.34점을 기록해 사샤 코헨(183.36점ㆍ미국)과 이리나 슬러츠카야(181.44점ㆍ러시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쇼트프로그램에서 3위에 머물렀던 아라카와는 이날 자유연기에서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 가운데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에 맞춰 4분간 환상적인 연기를 펼쳤다. 얼음판 위의 ‘공주’로 탄생한 아라카와는 배경음악처럼 평생 잊지 못할 잠 못 이루는 밤을 만들었다.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말문을 연 아라카와는 “내가 일본에 첫 메달을 안겨줄 줄은 몰랐다”고 소감을 밝혔다. 아라카와의 금메달은 이번 대회에서 일본이 따낸 첫 메달. 반면 실수로 금메달을 놓친 코헨은 “최선을 다했는데 아쉽다”고 한숨을 쉬었다.
아라카와가 ‘피겨 여왕’으로 등극하는 데는 행운도 한 몫 했다. 강력한 우승후보 코헨(22)과 슬러츠카야(27)가 이날 나란히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이다. 슬러츠카야가 동메달에 그친 탓에 러시아는 피겨스케이팅에 걸린 4개의 금메달을 싹쓸이하려는 계획이 무산됐다.
김지현기자 silen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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