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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볼 것 없는 아이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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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볼 것 없는 아이칸

입력
2006.02.27 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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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와 아이칸의 경영권 분쟁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만큼 결과도 예단키는 어렵게 됐다.

아이칸측의 ‘창’끝이 점점 더 날카로워지는 이상, KT&G로서도 ‘방패’를 더 두껍게 해야 할 형편이다. 내달 17일 주총 때까지 한층 치열해질 양측의 경영권 공방은 대략 4가지 시나리오를 가정할 수 있다.

첫째, 아이칸측이 완전승리하는 경우. 아이칸측은 ‘2조원+알파’의 자금을 쏟아 부어 주식공개매수에 성공, 30%에 육박하는 지분을 확보한다. 다른 외국인 주주들도 아이칸에 가세, KT&G 현 경영진은 ‘백기사’ 동원에 실패한다. 아이칸은 KT&G의 새 주인이 되고, 임시주총을 소집해 경영진을 교체한다.

둘째, 공개매수에 실패하는 시나리오다. 사실 아이칸이 내놓은 6만원의 인수가격은 주주들이 외면할 공산이 크다. 이 경우 아이칸으로선 어느 정도의 주가차익은 챙기겠지만, KT&G의 경영권엔 변동이 없다.

셋째, 내달 17일 주총을 넘어 경영권 공방이 장기화할 가능성이다. 아이칸은 아이칸대로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리고, KT&G 경영진 역시 기관 및 외국인투자자 중에서 백기사를 구한다. 이번 주총에선 KT&G가 경영권 수성에 성공하지만, 주총 이후에도 아이칸의 각종 요구와 지분경쟁은 계속될 수 있다. SK와 소버린 때도 그랬다.

넷째, 주가차익을 챙기고 아이칸이 빠지는 시나리오다. 아이칸측의 목적은 애초부터 차익실현이었지, KT&G의 경영권이 아니었다. 주가가 원하는 수준까지 오르면, 공개매수도 사외이사진출도 중단한 채 주식처분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전문 기업사냥꾼들은 적대적 M&A를 선언한 뒤 이런 저런 방법으로 주가만 올린 채 빠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성철기자 sc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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