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모(40)씨는 최근 목 안쪽에 뭔가 걸린 듯 해 계속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침을 삼켜도 무언가 걸린 듯 하고 물을 마시면 다소 나아지지만 조금만 지나면 이물감이 다시 느껴졌다. 때로는 목이 살짝 아픈 것도 같고, 코에서 목 뒤쪽으로 끈끈한 가래 같은 분비물이 넘어가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김씨처럼 “목 안에 탁구공이 걸린 것처럼 계속 불편하다”고 호소하며 병원을 찾았지만, 별다른 이상 증세를 밝혀내지 못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이는 ‘인두신경증’으로 실제로 목에 걸린 것이 없지만 지속적으로 이물감이 느껴지는 신경성 질환을 말한다. 이는 2,000년 전 히포크라테스에 의해 처음 문헌에 남겨질 정도로 역사가 오래된 질환이기도 하다.
이 질환은 주로 히스테리 경향이 있는 중년 여성에게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젊은 남녀에게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또 이른바 ‘홧병’이 생겼을 때와 욕구불만, 과도한 스트레스, 우울증 등이 나타날 때도 이런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이 병의 원인은 아직 불명확한 상태다. 다만 환자의 상당수가 폐경기 이후의 여성인 점으로 미뤄 여성호르몬 감소로 인한 인후점막상피세포의 변화가 중요한 원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우선, 다른 질환이 원인이 된 것이 아닌지 정밀 검진을 해 볼 필요가 있다. 염증, 비염 및 부비동염, 설편도 비대증, 위식도 역류, 경부골성증식, 악성종양 등등의 경우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신적으로 안정상태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인두이물증이 장기간 지속되는 경우 ▦각혈ㆍ객혈이 동반되는 경우 ▦쉰 목소리가 나는 경우 ▦경부나 갑상선 부위에 혹이 만져지는 경우 ▦체중이 갑자기 감소하는 경우는 병원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을지대학병원 이비인후과 박경유 교수는 “종합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이 없는 순수 인두신경증 환자들도 과도한 스트레스, 긴장, 암에 대한 공포를 갖는 경우가 있다”며 “그런 걱정보다는 취미생활을 하거나 적당한 스포츠를 즐기며 스스로 안정을 찾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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