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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캐시 열정적 삶 그려… 영화 '앙코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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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니 캐시 열정적 삶 그려… 영화 '앙코르'

입력
2006.02.27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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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앙코르’를 보려면 예습이 필요하다. 우리에겐 낯선 미국 컨트리 가수 조니 캐시(1932~2003)의 일대기를 그린 이 영화의 초점이 그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이었느냐에 있기 때문이다.

생전 총 5,300만장 이상의 앨범이 판매되고, 그래미 시상식에서 무려 11번이나 트로피를 받은 이 뮤지션은 밥 딜런, 롤링 스톤스, 콜드 플레이 등 세계적 가수들이 가장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입을 모아 추앙하는 음악인이다.

U2의 보노가 “조니 캐시 이후 황야에서 울부짖는 듯한 목소리를 가진 이는 아무도 없었다”고 극찬했듯이 깊고 거친 그의 바리톤은 미국 내에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소외된 자들의 절규였다.

조니 캐시 역의 호아킨 피닉스와 그의 연인 준 카터 역을 맡은 리즈 위더스푼이 직접 노래를 부르며 열연한 영화 ‘앙코르’는 전형적인 전기영화다.

부모의 사랑을 받던 형이 사고로 죽은 뒤 집안의 천덕꾸러기가 된 조니의 어린시절부터 가전제품 외판원으로 어렵게 생계를 잇던 청년기, 아내의 반대를 무릅쓰고 음악계에 뛰어들어 엘비스 프레슬리, 제리 리 루이스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과정이 1950~60년대를 배경으로 그의 음악과 어우러지며 박진감 있게 펼쳐진다.

하지만 재능 있는 예술가가 역경을 딛고 성공한 후 약물중독에 빠졌다 연인의 도움으로 재기하는 스토리는 실화로서는 더 이상 감동적일 수 없지만, 영화로서는 진부함을 피할 수 없다.

때로는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실재도 존재하지만, 실화의 아우라를 간직하지 않은 관객에게 그 ‘실화영화’는 그저 하나의 ‘클리셰’일 뿐이다.

오히려 이 영화의 진짜 즐거움은 두 주연배우가 가수 뺨치는 실력으로 부르는 컨트리송과 엘비스 프레슬리 등 당시의 컨트리 가수와 로큰롤 스타들(물론 짝퉁이다)을 모두 만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리즈 위더스푼이 웬만한 소프라노 못지않게 청아한 고음으로 부르는 노래들은 오소소 소름이 돋게 할 정도다.

영화의 원제이자 조니 캐시의 히트곡인 ‘Walk the line’은 ‘바른 길을 걷다’라는 뜻으로, 조니가 파멸의 위기를 벗어나 바른 삶을 살도록 도와준 ‘구원의 마리아’ 준 카터에게 바치는 노래다.

제임스 맨골드 감독. 3월1일 개봉. 15세.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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