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대부터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1%대로 추락, 경제의 노쇠화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저출산과 고령화추세가 심화, 노동 투입이 감소하고, 자본투입도 둔화하면서 우리경제의 성장잠재력이 급격히 떨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23일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우리경제의 미래모습 전망’ 자료에 따르면 우리경제는 2020년까지 연 4%대 잠재성장률을 보인 뒤, 2021년부터 10여년간 3%대를 유지하다 2031년부터 20여년간은 1%성장에 머물 것으로 전망됐다. 자본투입과 생산성 향상이라는 두개의 성장엔진이 2020년 이후에는 한계에 다다른다는 설명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가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수준을 뜻하는 것으로, 최대 투입 가능한 노동ㆍ자본 등을 가정하기 때문에 적정성장률이 아닌, 기대할 수 있는 최대한의 성장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1%대 잠재성장률 전망은 상당히 충격적인 수치다. 잠재 성장률 추락의 가장 큰 원인은 노동력의 감소.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4,996만명을 정점으로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경제활동능력이 없는 인구(19세 이하, 65세 이상)를 경제활동능력이 있는 인구(20~64세)로 나눈 값을 뜻하는 인구부양비율은 2018년 48.8%로 최저 수준을 나타낸 뒤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덕수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선진국형 경제로 갈수록 잠재성장률은 낮아지는 게 현실”이라며 “미국 3%, 유럽이나 일본도 2%의 낮은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부총리는 잠재성장률 개선가능성과 관련, “현재 있는 것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지 않으면 그 정도 수준으로 가겠다는 수치”라고 말한 뒤,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조건으로 “개방을 하고 사회를 깨끗하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 부총리는 “생산활동에 투입되는 인력이 줄어드는 것에 대비해 노동력을 확충하고 투자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국민들의 외국자본에 대한 인식이나 제도 등을 바꿔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의 평소 지론인 경제 개방정책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이다.
특히 직접적인 노동ㆍ자본투입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총요소생산성(Total Factor Productivity)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도 제기됐다. 교육 및 연구개발(R&D) 투자 등과 같은 인적자본축적과 기술력 제고 등에 주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경부는 그러나 우리경제가 2020년까지 연 4%대의 높은 잠재성장률을 달성, 향후 각종 경제지표가 밝게 나올 것이라고 장밋빛 전망을 했다. 우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08년 2만달러에 이르고 2013년에는 3만달러에 도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2020년 전후로는 5만달러를 달성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경상GDP는 2008년 1조달러, 2016년 2조달러를 거쳐 2020년대 초반에는 3조달러를 웃돌아 우리나라는 GDP기준으로 2004년 세계 11위국에서 2020년에는 세계 9위국가로 사상 처음 10위권 경제대국에 진입할 것으로 추정됐다. 또 수출은 2012년에 5,000억 달러를 넘어 2023년에는 1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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