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 렌즈 세척액, 식염수 다 필요 없이 이 다목적 렌즈관리용액 하나만 쓰면 된다구요?”
3월 회사 첫 출근을 앞두고 있는 박모(26)씨는 ‘렌즈를 껴서 학생티를 벗자’는 생각에 안경점을 찾았다가 예전과 달리 간단해진 렌즈 관리법에 깜짝 놀랐다. 고등학교 시절 잠시 렌즈를 낄 때는 렌즈클리너, 보존액, 단백질제거액 등등 복잡했지만 이제는 다목적 용액 하나만으로 관리가 끝나기 때문이다.
‘세상 좋아졌네’라고 생각하며 안경점을 둘러보던 박씨 눈에는 하루용, 2주일용 소프트렌즈 들이 들어왔다. ‘하루용 렌즈는 정말 하루만 쓰고 버려야 하는 것일까?’ 등등 박씨의 궁금증은 늘어나기만 했다.
봄이 다가오면서 렌즈를 찾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첫 출근, 개학을 앞두고 답답한 안경을 벗고 화사하게 변신해 보고 싶은 맘 때문이다. 렌즈에 대한 각종 궁금증을 모아봤다.
◇ 병렌즈 VS 하루용, 2주용 렌즈
‘원데이 렌즈’로 알려진 하루용과 2주용 렌즈보다는 장기적으로 사용하는 ‘병렌즈’가 성능이 더 우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병렌즈는 렌즈 개발 초기, 제작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장기간 사용되는 용도로 만들어졌을 뿐이다.
최근 기술 개발로 대량 생산이 가능해진 하루용, 2주용 렌즈는 산소투과율이 병렌즈보다 좋다. 또 자주 교체를 하게 됨으로써 렌즈에 끼는 단백질, 세균 등으로 인한 안구오염 가능성도 낮아지게 된다. 그러나 원데이렌즈만 사용할 경우 1년에 평균 80만원이 소요되는 등, 너무 비싼 가격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 '원데이 렌즈', 2~3일 써도 괜찮다?
하루용 렌즈가 비싸기 때문에 이를 세척해 가며 2~3일 쓰는 사람들이 꽤 있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이는 좋지 않다. 하루용 렌즈는 임상 실험을 통해 하루동안만 사용하기에 적합하도록 설계 제작됐기에 이 기간을 넘겨 사용하면 렌즈의 산소투과율이 저하돼 건조감, 눈 피로 등이 유발된다.
◇ 2주용 렌즈는 착용횟수로 14일이다?
아니다. 렌즈 개봉일로부터 2주 동안 사용을 권장한다는 뜻이다. 장기간 보관시에는 단백질, 이물질로 인한 오염과 세균감염에 렌즈가 취약해지기 때문에 이 기간을 맞춰 사용하는 것이 좋다.
◇ 병렌즈는 찢어질 때까지 쓴다?
렌즈에도 사용기간이 있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교환해 줘야 눈 건강에 좋다. 우선 소프트렌즈는 아무리 관리를 잘 해도 1년 이하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하드렌즈의 경우에도 1년마다 교체해주면 좋지만, 관리만 잘 해 준다면 2년까지는 충분히 쓸 수 있다.
◇ 렌즈 착용 적정시간은?
하루 8시간 내외가 권장시간이다. 소프트렌즈의 경우 장시간 사용하면 렌즈 가장자리가 오므라들어 흰동자 부위가 들어가기도 하기 때문에 하드렌즈에 비해 착용시간을 더 줄이는 것이 좋다. 또 14시간을 넘겨 렌즈를 착용하는 것은 좋지 않고, 눈이 충혈되면 렌즈를 빼는 것이 좋다.
◇ 렌즈는 10년 이상 낄 수 없다?
일반적으로 소프트렌즈는 10년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하드렌즈의 경우는 20~30년까지 착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렌즈관리, 눈 건강 정도 등에 따른 개인차가 있다.
◇ 세척 VS 다목적렌즈관리용액
그럼 다목적 렌즈관리용액으로만 렌즈를 관리해도 좋은가. 이에 대해 일부 의사들은 그것은 약식일 뿐 렌즈 세척액으로 닦아주고, 2주일에 한번씩 끓이는 소독, 3달에 한번씩 단백질 소독을 해줘야 제대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다목적 렌즈관리용액을 생산하는 한국바슈롬은 “다목적관리용액은 세척, 소독, 단백질제거, 보관뿐 아니라 최근에는 보습 효과까지 있는 것이 개발되고 있다”며 “렌즈를 용액에 담궜다가 바로 꺼내 눈에 넣을 수 있는 등 기능성과 편리성을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 목욕, 수영할 때 렌즈 껴도 좋은가?
별로 좋지 않다. 우선 렌즈 분실 가능성이 높다. 특히 하드렌즈의 경우 물이 눈에 닿으면 렌즈가 눈에서 떨어지게 된다. 둘째로는 수영장이나 목욕탕 물이 렌즈에 묻음으로써 렌즈가 오염돼 안과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 렌즈가 눈 뒤로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항간에는 렌즈를 끼고 잤을 때 렌즈가 눈 뒤로 돌아가는 사고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눈의 위, 아래쪽 눈꺼풀 안쪽에는 눈의 흰자부위를 둘러싼 결막이라는 부위가 있다. 때문에 이 결막에 막혀 렌즈, 눈썹 등 이물질은 눈 뒤로 넘어갈 수 없다. 눈에서 렌즈를 찾을 수 없다면 눈꺼풀 밑을 다시 찾아보거나, 아니면 눈 밖 어딘가에 떨어진 것으로 의심해 봐야 한다.
도움말 = 강남성모병원 안과 주천기 교수, 건양의대 김안과병원 김성주 교수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한국아이닷컥?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한국아이닷컥?한국온라인신문협회(www.kona.or.kr)의>
■ 식염수, 남아도 딱 일주일만 사용을!
아직도 식염수로 콘택트 렌즈를 ‘뽀득뽀득’ 닦고 있는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눈과 관련해 식염수를 많이 쓰고 있지만 정작 식염수 자체가 오염된 경우도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보건대 안경광학과 이군자 교수가 2003년 렌즈 착용자 12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중 45.8%가 렌즈를 식염수로 헹군 뒤 착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목적 관리용액으로 헹구는 사람은 28.2%에 불과했다. 또 이들 중 29%는 식염수를 개봉한 뒤 1달 이상 사용했고, 22.9%는 한달, 3주(19.8%) 1주(14.5%) 2주(13.7%) 순이었다.
그러나 이 교수가 시중에서 유통되는 식염수 3종을 수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개봉 3주일 후 세균오염도는 각각 90%, 60%, 40%로 높게 나타났다.
안과 전문의들은 “렌즈는 보존액 또는 다목적 관리용액으로 씻어 그대로 눈에 넣는 것이 올바른 관리 방식”이라며 “식염수를 쓰더라도 작은 용기의 것을 사서 개봉 후 일주일 이내에 쓰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고주희기자 orwell@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