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매기의 섬 독도가 4월이면 이웃들이 부대끼며 정을 나누는 섬이 된다.
17일 경북도에 따르면 울릉도에 살고 있는 어부 김성도(66)씨 부부가 19일 독도로 이사하는데 이어 ‘독도 시인’ 편부경(51ㆍ여)씨도 이르면 4월 이곳에 터를 잡을 예정이다. 2가구가 독도에 삶의 뿌리를 내리게 되는 것이다.
김씨는 15년 전인 1991년 11월 경북 울릉군 독도리 산 20으로 주소를 옮겼다. 이 후 매년 10월이면 독도로 건너가 6개월 여 전복과 소라, 해삼 등을 따며 생활해 왔지만 8년 전 서도의 접안 시설이 망가지는 바람에 울릉도에서 살아왔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잇따른 독도 관련 망언에 분개하고 있던 차에 접안 시설과 어민 숙소가 개축되자 다시 독도에서 살기로 마음을 먹었다.
김씨와 부인 김신열(68)씨는 “일본 시마네현이 ‘다케시마의 날’이라고 멋대로 정한 2월22일이 되기 전에 독도에 완전 정착하기 위해 19일쯤 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씨 부부의 독도행 하루 전인 18일에는 조만간 독도로 이사할 편부경씨와 김씨 부부가 울릉도에서 만날 예정이다.
17일 저녁 경기 고양시 집을 떠나 경북 포항으로 온 편씨는 2003년 11월 김씨 부부의 독도 주소지에 ‘동거인’으로 이름을 올린 시인. 편씨는 동갑인 남편 이정성씨와 두 딸, 그리고 시어머니까지 독도로 호적을 옮긴 또 하나의 독도 가족이다.
편씨는 김씨 부부를 만나면 무전기를 선물할 계획이다. 편씨는 ”지난해 9월 독도 정착을 위해 시험 삼아 독도 서도에 며칠 머물렀는데 통신 두절이 가장 큰 문제였다”며 “비상시 를 대비해 한대는 동도의 독도경비대에 놔두고 한대는 들고 다니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등록이전 후 실제 거주를 하지 않아 주민등록 말소 논란을 빚기도 한 편씨는 “앞으로 법이 정하고 있는 최소 연속거주 날짜인 30일 이상 독도에서 살 것” 이라고 말했다.
현재 독도에는 566세대 1,889명의 국민들이 호적을 옮겼고 주민등록상 거주자는 김씨 부부와 편씨 등 3명이 유일하다.
대구=전준호기자 jh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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