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이 22일 서울대 본부 앞 황우석 교수 지지 시위 현장을 지나가다 시위 참가자들로 보이는 일부 사람들에게 멱살을 잡히는 등의 폭행을 당했다.
당시 상황을 지켜 본 유모(26ㆍ여)씨는 “오전 11시 20분쯤에 노 처장이 본부 건물로 들어가기 위해 황 교수 지지 시위대 앞을 지나가려고 하자 갑자기 약 10명이 노 처장을 에워쌌다”며 “일부 사람들이 노 처장의 멱살과 머리채를 붙잡았고 팔을 비트는 등 폭행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당시 시위에 참가했던 난자기증모임의 한 관계자는 “집회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대에 온 한 남성이 노 처장에게 다가가 머리카락을 잡아당기는 것은 봤지만 그 사람의 신원은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시위하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노 처장에게 달려든 것이 아니다”며 “우리는 집단 폭행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노 처장은 본부 건물에서 근무 중이던 청원경찰과 경비원 5명의 도움으로 폭행 현장에서 빠져 나온 뒤 교내 보건진료소에서 치료를 받았다.
노 처장은 “본부 쪽으로 가다 집회 참가자들을 쳐다봤는데 큰 목소리로 구호를 외치던 여성이 갑자기 다가와 내 머리채를 잡아당겼으며 곧바로 주변에 있던 여러 사람들이 에워쌌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노 처장은 “타박상 외에 특별히 큰 외상은 없다”며 “이번 일이 확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황 교수 지지 시위대는 서울대 징계위원회가 황 교수에게 출석을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자 20일부터 ‘서울대 조사위 조사결과는 원천무효’ 등이 적힌 플래카드와 피켓 등을 들고 대학 본부 앞에서 시위를 해 왔다.
시위대는 이에 앞서 21일에는 정운찬 총장이 탄 자동차 앞에 드러눕는가 하면 대학본부에 계란을 던지다 청원경찰에게 제지 당하기도 했다. 시위대는 이날 오후 3시께 자진 해산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틀 동안 보여준 시위대의 행동은 평화적인 시위라고 볼 수 없다”며 “관악서에 공문을 보내 황 교수 지지 시위 해산을 위한 공권력 지원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경찰은 시위대의 불법집회에 따른 업무방해, 폭행 등에 대해 수사할 방침이다.
정민승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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