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용 전장부품인 카 록 세트를 만드는 ㈜신창전기는 국내 시장 점유율이 96%에 달한다. 사실상 국내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카 록 세트는 180개의 작은 기능부품으로 조립되고 750가지의 공정을 거칠 만큼 정밀도가 요구되는 제품이다.
신창전기는 생산초기에는 높은 불량률 때문에 골머리를 앓아왔다. 완성차업체들은 이 같은 불량률에 불만을 나타내며수없이 품질개선을 촉구해왔다. 신창전기는 회사 생존의 위기의식을 갖고 불량률을 낮추기위해 노력했지만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노력하는 자에게는 원군이 나타나기 마련. 바로 현대자동차가 백 기사로 지원의 손길을 내밀었다.
신창전기는 현대차와 공동으로 제품 품질 안정화를 위한 품질개선 활동을 추진키로 결정했다. 처음엔 큰 기대를 걸지 않았지만 마주 앉아 예기를 나눠가며 신뢰감이 싹트기 시작했다.
더 이상 갑ㆍ을관계가 아닌 동지의 입장에서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을 추진했다. 신창전기는 사내 품질관리부와 품질보증부내에 협력업체 개선팀과 품질정보과를 신설하고 불량요인 파악에 돌입했다. 현대차에서 파견된 전문 기술지도위원들로부터 그 동안 해결하지 못한 품질 개선책에 대한 세심한 지도를 받으며 불량요인을 하나 씩 제거하기 시작했다.
1년쯤 지나면서 성과는 수치로 나왔다. 다기능 스위치의 점등 불량률이 기존 100만개 당 125개였으나 품질개선 후 불량률 0%라는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 파워윈도우 스위치의 접점불량률도 100만개 당 1,912개에서 0%로 개선됐다. 제로불량 상태가 된 것이다. 신창전기는 제품의 품질 안정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었고 이를 납품 받는 현대차 역시 세계최고 품질수준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자동차산업은 완성차 업체의 노력만으로 최고가 되는 것이 아니다. 현대자동차가 초일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협력업체의 품질부터 세계 최고 수준이 돼야 한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그룹회장이 강조해온 품질경영은 협력업체가 최고의 품질과 기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상생경영에서 출발한다.
상생경영을 통해 현대차와 협력업체는 상호간에 품질, 기술, 원가 경쟁력을 키워 나가는‘윈-윈’전략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지난 9일 현대차 인도 첸나이 공장. 이 곳을 방문한 정 회장은 동반 진출한 협력 업체 공장을 찾아 부품 품질경쟁력을 제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정 회장은 협력업체 대표들에게“협력업체가 살아나야 우리도 살 수 있다“며 “진정한 고객만족을 위해선 최고수준의 품질확보에 최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의 협력업체와의 상생경영 의지는 지난해부터 구체화하기 시작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7월 협력사 대표들을 초청, 품질경영 및 혁신전략 등 경영 노하우 전반에 대한 설명회를 가졌다. 현대차는 이 설명회에서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 받고 있는 품질경영 성과 및 경영 프로세스 혁신전략, 협력사와의 상생협력 현황 등을 사례를 들어가며 협력업체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현대차는 협력사의 품질 경쟁력 확보를 위해 품질 운영시스템을 평가하는 5스타 등급제도와 SQ마크 인증제도를 시행중에 있다.또 기초기술이 부족한 업체들에게는 자동차기술 전문위원을 직접 파견해 협력사를 지원하고 있다.
협력 업체들의 발전을 위해 매년 1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현대차는 향후 협력업체들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5스타 평가제도를 해외공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품질문제에 대한 분석 및 적용이 가능하도록 글로벌 품질경영시스템을 구축, 하반기부터 시행하기로 했다.
협력사들의 엔지니어들이 현대차에 파견돼 기술지원 및 공동연구를 해주는 게스트 엔지니어시스템도 돋보인다. 박광식 현대차 전략기획팀장은 “76개의 협력회사에서 326명의 엔지니어가 현대차에 파견돼 부품설계구상 단계에서부터 공동연구를 하고 있다”며 “협력업체들이 개발 기간 단축, 설계 위험 최소화, 원가 절감을 현실화 할 수 있도록 게스트 엔지니어 제도를 확대 운영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 현대차 '車부품 진흥재단' 설립
현대차와 7,500여개의 부품협력 업체들과의 상생협력 관계는 한 배를 타고‘고기 잡기’를 위한‘윈-윈 전략’에 바탕을 두고 있다.
현대차로서는 세계 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 최고의 부품을 공급 받아야 한다. 협력 업체들의 제품 품질향상이 없이는 모기업도 결코 글로벌 수준에 도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현대차가 주도적으로 기술을 제공하지 않으면 부품업체들이 제대로 고기를 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이다.
현대차는 2002년 자동차 부품산업 발전과 경쟁력 확보를 위해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KAP)을 설립했다. 현대ㆍ기아차와 현대모비스, 현대ㆍ기아차 부품업체들이 총 5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이 재단은 부품업체의 품질개선과 신기술 개발, 생산성 향상과 선진 경영시스템 구축을 위한 지원 활동을 힘쓰고 있다.
현대차는 재단을 통해 현장애로 타개 지원, 시험용 고가장비 공동구매 및 운용 협력지원을 통해 품질경영 정착에 앞장서고 있다. 또 협력사 불만사항 해결을 위해 필드클레임 대리인제도를 운영하고 협력사 종합정보시스템 구축을 통해 투명경영 조성도 지원하고 있다. 박광식 현대차 전략기획팀장은 “부품업체와의 투명한 공정거래 정착, 경영진단 및 기술개선 컨설팅 시스템 구축 등을 통해 부품업체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기술이전 등을 통한 상생협력은 협력 업체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협력사들은 기술개선 등에 힘입어 부품 수출 확대와 해외진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창전기 역시 최근 세계적인 자동차 부품 업체인 델파이와 1,000억원 대의 카 록 세트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젠 현대차만의 부품업체가 아닌 미국 GM이나 포드 등에 부품을 납품하는 글로벌 부품기업으로 성장하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손병휘 신창전기 사장은“현대차와 공동으로 품질개선 노력에 나서 완성품 불량률을 63% 줄인 것을 계기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기술력 강화를 토대로 2010년까지 카 록 세트 부문에서 세계 3위 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 현대차 임직원 이웃돕기 적극
‘대한민국을 지속 가능한 사회로 만들자.’는 구호아래 현대차는 기업의 경제, 윤리, 환경, 사회적 책임수행을 위해 힘쓰고 있다.
현대차 임직원들은 각종 동호회, 봉사단, 사회봉사주간 활동 등을 통해 소외된 이웃들을 직접 방문, ▦장애인 돌봐주기 ▦독거 노인 살펴주기 ▦김장 해주기 등 자원봉사 활동을 연중 실시하고 있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보다 현실적이고 실천적으로 수행하기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의 사회공헌 활동은 자동차산업, 사회복지, 문예진흥, 지역사회 지원, 봉사활동, 교육학술, 국가발전, 체육진흥, 환경안전 등 9개 영역별로 위원회를 구성,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사회복지 영역의 경우 지난해 미국 휠체어재단, 대한적십자사와 공동으로 휠체어 3,000대를 지원하고, 6만ℓ 사랑의 우유보내기 캠페인도 벌였다.
교통사고 유자녀 장학금 지원, 사랑의 헌혈 캠페인, 재해지역 및 주민지원 등 임직원은 물론 고객과 함께하는 사회공헌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이동차량을 개발해 자동차 전문기업의 특성과 목적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하고 있다.
또 직원들이 동호회 참여를 통해 자발적으로 불우이웃돕기, 자원봉사 활동도 펼치고 있다. 여직원 모임인‘아카시아회’는 ‘천(千)사랑 모금운동’을 전개, 직원들의 급여에서 매달 1,000원씩 적립해 불우이웃돕기와 장학금 지급 등에 사용하고 있다. 지난해말에는 연말 이웃 돕기 성금 100억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탁, 소외된 이웃들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
김조근 현대차 상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사회공헌 활동을 강조해 온 정몽구 회장의 평소 소신에 따라 어렵고 불우한 이웃들 돕기에 적극 나설 것 ” 이라고 말했다.
장학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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