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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은 누구인가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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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정진석 추기경은 서울대 공대를 거쳐 가톨릭대 신학부에 입학, 사제의 길을 택한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친ㆍ외가의 독실한 가톨릭 가풍 속에서 성장, 명동성당에서 유아 세례를 받았고 계성초등학교 4학년 때 견진성사(堅振聖事)를 받는 등 어려서부터 성소(聖召)의 기품을 닦았다.

1950년 서울대 공대(화학공학과) 입학 당시 그의 꿈은 발명가였지만, 한국전쟁을 겪으며 문명의 이면을 본 뒤 뜻을 바꿨다. 그의 사목 생활은 신학 탐구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2권의 교회법 관련 저서와 번역서는 그 과정의 산물이었다.

정 추기경은 39세 되던 1970년 최연소 주교 서품을 받았다. 그때 일생의 사목 표어로 정한 것이 사도 바오로의 서한에서 따온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이었다.

“주교로서 모든 사람을 대등하게, 나와 같은 사람으로서 맞이하겠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다 내놓겠다”는 의미다. 사제로서의 그의 삶은 ‘옴니버스 옴니아’라는 약속에의 헌신이었다.

사제로서 그가 가장 보람을 느끼는 일로 두 가지가 회자된다.

청주교구 주교 취임(70년) 당시 그 교회에는 한국 신부 6명, 미국 메리놀회 신부 20명에 본당이 22개였다고 한다. 정 추기경은 ‘사제 100명을 달라’고 청원기도를 올렸고, 28년 뒤 그가 교구를 떠날 때 사제는 모두 106명으로 불어났다고 한다.

61년 사제 서품식 당시 그가 올린 기도는 ‘한국 가톨릭 신자수가 전 국민의 10%가 되게 해달라’는 것이었다. 당시 인구의 1%에도 못 미치던 천주교 신도는 2000년 10%를 넘어섰다. 그의 요즘 기도는 ‘2020년 20%’라고 한다.

정 추기경은 원만하고 온후한 성품이지만, 사제로서의 삶의 철학에 관한 한 타협을 불허하는 성격의 소유자다. 그의 추기경 서임은 한국 가톨릭 교단이 또 하나의 든든한 반석을 얻은 것임을 모든 신도들은 믿고 있다.

최윤필 기자 walden@hk.co.kr

■ 정진석 추기경 주요 어록

“오늘날 절실히 요구되는 교회의 모습은 온갖 세속주의의 유혹으로부터 교회의 정체성과 고유성을 잃지 않으면서 세상을 향해 더 열린 모습을 지향하는 것이다”-2004년 12월2일, 2005년‘사목교서’(신부 등 사제들이 실천해야 할 지침) 내용을 발표하며.

“우리가 바다에 물 한 방울 보태는 마음으로 사랑을 실천하면 세상은 훨씬 더 따뜻해질 것이라는 믿음을 심어주었다”-2005년 1월20일, 영화‘마더 데레사’를 본 뒤.

“백성들에게 빵을 주는 게 정치의 본질이며, 생명의 빵이 되는 게 정치의 임무다. 정치인들은 봉사하라고 선택된 것이며, 봉사란 자기를 희생하라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가까운 앞만 보지말고 먼 후손들을 생각하는 긴 역사적 안목을 갖고 정치를 하라”-2005년 4월13일, 국회에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선종 추모와 부활 축하 미사를 집전하며.

“황 교수의 연구 전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수정란과 같은 생명을 복제해 치료에 활용하는 배아줄기세포 연구를 반대했던 것이다”-2005년 6월15일, 명동성당 별관에서 가진 황우석 교수와 비공개 면담에서

“배아줄기세포가 아닌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해야 한다”-2005년 12월4일, 명동성당에서 열린 생명 미사에서 황우석 교수의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반대 입장을 공식 표명하며.

“종교적 이념에 따라 학교를 세웠는데 새 사학법으로는 그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 통제는 공산주의나 하는 일”-2005년 12월28일, 개정 사학법에 대한 의견을 밝히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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