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대체복무를 통해 산업체의 기술인력 부족을 완화하기 위한 산업기능요원 제도가 병역 기피와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
보충역 입영 대상자 장모(23)씨 등 3명은 2004년 초 서울 삼성동의 한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 산업기능요원으로 취업했다. 같은 해 11월 경영난으로 회사가 사실상 폐업 상태에 이르자 이들은 지난해 2월 경기 군포시에 같은 이름의 유령회사를 차렸다.
병무청의 형식적인 현장조사가 매년 1번에 불과한 만큼 1년 여 남은 복무기간을 편히 지내기 위한 눈속임이었다. 이들이 근무하던 병역특례 업체 대표 백모(35)씨는 회사 운영이 불가능한 해당 지방 병무청에 신고해야 하지만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구모(48)씨는 1997년 3월 서울 당산동에 병역특례 전문 연구소를 열었다. 구씨는 방송에 수차례 출연하고 전국 대학을 돌며 병역특례 취업특강을 하는 등 이 분야의 유명 인사로 명성을 쌓았다.
구씨는 인터넷 사이트에 ‘병역 특례 1만 명 합격시킨 노하우 공개’ 등 입영 대상자들을 현혹하는 문구로 회원을 모집해 지난해 12월까지 1,700여명으로부터 취업 알선료 명목으로 3억3,000만원을 받았다.
서울지방경찰청은 14일 무허가 유료 직업소개소를 차려 놓고 돈을 챙긴 구씨에 대해 직업안정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병역 특례제도를 악용한 장씨 등 4명을 병역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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