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이 악당 오사마 빈 라덴의 엉덩이를 걷어찬다. 아랍판 ‘독수리 5형제’가 악마(서방)로부터 무슬림을 지킨다.
미국과 중동에서 상반되는 캐릭터를 등장시킨 새 만화 시리즈들이 잇따라 선보인다.
알 카에다의 빈 라덴은 새 배트맨 시리즈에 등장, 배트맨에게 혼줄이 난다. ‘배트맨 시리즈’와 ‘신(sin) 시티’등으로 20년 넘게 인기를 누려온 작가 프랭크 밀러는 지난 주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만화책 박람회에 참석, “‘신성한 테러, 배트맨’이라는 제목으로 작품을 준비 중”이라며 “전체 200쪽 중 120쪽을 마친 상태”라고 밝혔다.
줄거리는 빈 라덴이 이끄는 테러집단이 탐욕과 타락을 물든 고담시를 공격하고 배트맨이 이에 복수한다는 내용이다. 밀러는 빈 라덴을 등장시킨 이유에 대해 “ 2001년 9ㆍ11 테러를 겪은 후 화가 나서 참을 수 없었다”며 “사람들에게 그 때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주고 싶어서”라고 밝혔다.
▲ 무슬림 세상은 우리가 지킨다
중동판 독수리 5형제 만화 출시
중동에서는‘아랍판 독수리 5형제’가 출현한다. 쿠웨이트의 미디어 업체 ‘무타와 테쉬킬’의 나이프 알 무타와 대표는 지난달 “악마와 맞서 싸우는 무슬림 영웅들의 이야기를 담은 만화 시리즈 ‘더(The) 99’를 9월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 세계 무슬림 국가에서 모여든 주인공들은 사람의 마음을 읽는 능력 등 코란에서 절대신이 보여주는 99가지 능력을 하나씩 나눠 갖는다. 올해는 20개 캐릭터를 등장시킨 뒤 점차 숫자를 늘릴 계획이다. 아랍판답게 히잡(무슬림 여성들이 머리에 쓰는 두건)을 쓴 캐릭터도 볼 수 있다.
무타와는 “신의 능력을 만화 캐릭터로 표현하는 것에 대해 가볍다는 비판도 있지만 어린이들이 즐겨 보는 만화를 통해 신의 가르침을 전하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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