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외교부 장관과 차기 유엔사무총장직을 놓고 경쟁하게 될 후보들은 자천타천으로 10명이 넘는다. 지금까지 도전을 공식 선언한 인사는 반 장관과 함께 태국의 수라키앗 사티라타이 부총리, 스리랑카의 자얀티 다나팔라 전 유엔 사무차장 등 3명이다.
이들 외에 출마 가능성이 높은 인사는 동티모르의 호세 라모스 호르타 외무장관, 싱가포르의 고촉동(吳作棟) 전 총리, 요르단의 자이드 후세인 왕자, 터키의 케말 더비스 전 경제장관, 인도의 샤시 타로 유엔 사무차장 등이다.
아시아 출신들이 주로 거명되는 것은 대륙별 순번제로 사무총장을 뽑는 유엔의 관례에 따라 차기 사무총장은 아시아에서 배출될 순서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밖에서는 라트비아의 바이라 비케프라이베르가 대통령, 폴란드의 알렉산드르 크바스니예프스키 대통령, 유엔총회 의장을 지낸 얀 엘리아슨 스웨덴 외교관, 캐나다 대법관을 지낸 루이스 아버 유엔 고등판무관 등이 잠재 후보군으로 분류된다.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선거운동을 하는 후보는 외신에서 반 장관과 더불어 선두주자로 분류되는 태국의 수라키앗 부총리. 일찌감치 동남아국가연합(ASEAN)의 집단 지지를 이끌어낸 그는 최근엔 아프리카 등을 누비며 바닥 표를 훑고 있다.
그러나 그의 공세적인 유세전은 결정권을 쥐고 있는 안보리상임이사국들(P5)에게 오히려 역효과를 낳고 있다는 평과 함께 국내에서는 출마자격을 문제 삼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이로 인해 아세안 후보가 고촉동 전 총리로 교체될 것이라는 설도 나돌고 있다.
스리랑카의 자얀티 다나팔라 전 유엔 사무차장은 지난달 다보스 포럼에 참석, “대량살상무기를 규제하는데 만장일치를 이루지 못한 유엔은 마비 상태”이라며 유엔 개혁을 역설하는 등 얼굴 알리기에 힘을 쏟고 있다.
노벨 평화상을 받은 동티모르의 호세 라모스 호르타 외교장관은 선거운동은 하지 않고 있지만 유엔 안보리가 자신을 지목한다면 맡을 용의가 있다는 입장이다. 유엔개발계획(UNDP) 사무총장으로 일하고 있는 케말 데르비스 전 터키경제장관은 일단 현직에 충실하고 싶다며 유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권혁범 기자 hb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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