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난지골프장 운영주체를 둘러싼 법정공방에서 서울시가 또다시 패소, 국민체육진흥공단과의 운영권 다툼이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시는 즉각 골프장을 공원으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공단은 다시 한번 무료개방 하겠다고 응수하고 나섰다.
서울고법 특별8부(최은수 부장판사)는 15일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조례 무효확인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서울시가 2004년 공포한 난지도 골프장 관련 조례는 무효”라며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승소판결했다.
재판부는 “서울시는 골프장이 노을공원의 일부분이고, 1,522억원이 소요된 노을공원 조성에 국민체육진흥공단은 120억원만 투자했다고 주장한다”며 “하지만 투자한 액수는 이 사건과는 별개의 문제고 서울시의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나머지 쟁점에 대해서도 “국민체육진흥공단이 골프장 조성에 들인 비용을 회수할 때까지 서울시는 골프장이 공공시설임을 전제로 조례를 제정할 권한이 없다”며 1심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대법원에 상고하는 방안과 시민단체 등에서 꾸준히 요구해 왔던 공원화 방안을 놓고 종합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며 “공원화 방침이 확정되면 공단이 골프장 조성에 투입한 투자비는 변상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시의 영업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번 판결로 공단측이 당장 골프장 영업을 시작할 수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공단측은 서울시의 방침이 알려지자 “2월1일에도 무료개방을 검토했지만 시를 자극하지 않기 위해 보류했었다”며 “시가 공원화 방안을 추진한다면 다음달 무료개방을 강행해 시민들에게 골프장의 필요성을 알릴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이 관계자는 “일단은 시를 설득해 유료개방(2만 5,000원)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영윤기자 daln6p@hk.co.kr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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