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마아파트 등 서울 강남 중층 단지들의 재건축 추진이 어려워질 전망이다.
정부가 불안조짐을 보이고 있는 강남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해 재건축에 대한 안전진단 강화 등 고강도의 규제책을 추진중인데 이어 서울시도 강남 중층 재건축 단지들에 대한 계획 용적률을 210%로 묶었기 때문이다.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는 16일 중층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3종 일반주거지역내 재건축 아파트의 계획 용적률을 210%로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2010 서울시 재건축 기본계획’을 가결했다.
현재 3종 일반주거지역내 기존 아파트는 평균 용적률이 200%에 육박해 210%로 재건축 할 경우 일반 분양분이 거의 없고, 평형도 늘려갈 수 없다. 이로인해 현재 용적률이 197%인 은마 입주자들은 일반분양이 없는 일대일 재건축을 추진해왔다.
강남 중층 재건축단지가 공원과 도로 등을 지어 기부채납 비율을 늘려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는다 하더라도 용적률이 230%를 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건축에 대한 개발이익환수제 시행으로 임대주택 건립, 소형평형 의무 건립 등의 규제가 적용되면 오히려 평형을 줄여야 하는 상황까지 나타날 수 있다. 일부 단지의 경우 아예 재건축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렸다.
이번 조치로 강남 중층 재건축 단지들은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건축의 상징처럼 인식되고 있는 은마는 용적률 규제로 매수 문의가 끊겼고, 팔려고 가격을 물어보는 매도 문의만 늘고 있다.
대치동 A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2단계 규제가 가시화하면서 한 때 10억5,000만원을 호가하던 은마 34평형의 시세가 현재 9억원대로 떨어졌다”며 “이번 조치로 인해 급매물이 나오고 가격이 빠르게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시적 충격은 있을지 몰라도 큰 폭의 하락은 없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D공인 관계자는 “서울시가 은마 용적률을 210%에서 230%로 올리지 않겠다고 그 동안 밝혀왔기 때문에 용적률이 오를 것으로 기대했던 주민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며 “정권이 바뀌면 재건축 정책도 달라질 것으로 믿는 주민들이 많아 가격이 크게 내려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주장했다.
재건축이 어려워진 일부 단지는 리모델링을 통해 돌파구를 찾는 것도 모색하고 있다. 서초구 방배동 삼익아파트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민들이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놓고 아직 결론을 내지 못한 상태였지만 이번 용적률 확정 발표로 중층 재건축 단지들의 사업에 제동이 걸린 만큼 리모델링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기존 용적률이 200%에 육박하는 3종 주거지내 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용적률을 210%로 규제하면 평수를 늘릴 수 없어 재건축하는 의미가 없어진다”며 “은마나 잠실주공5단지 등 강남권 주요 중층 재건축 단지들이 리모델링으로 사업을 선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전태훤 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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