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죄로 징역 7년을 선고받은 30대 초반 홍길동씨. 고교 학력으로 처음 범죄를 저지른 그는 초범 수용시설인 영등포나 여주 교도소에서 형기를 꼬박 채워야 한다.
현재는 개인의 인성과 지능, 가정환경, 형기를 감안하지 않고 범죄경력만으로 수용시설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교도소가 ‘범죄학교’로 전락하는 이유 중 하나다. 2002년 현재 출소 후 2년 이내 재복역률은 16.8%나 된다.
올 하반기부터는 달라진다. 분류심사 업무와 수형자 처우가 단계별 맞춤형으로 바뀐다. 법무부는 올해 시범기관 운영을 거쳐 2008년까지 전국 교정시설을 일반경비시설, 완화경비시설, 개방시설, 중(重)경비시설 등 4개 유형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또 수형자 분류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분류지표를 새로 마련하고 심리전문가를 특별 채용한다는 방침이다.
수용 초기 시설적응단계에는 일반경비시설에 수용된다. 이곳에선 수용계획 수립, 가족관계 회복, 종교지도 등이 이뤄진다. 이후 교화중점단계(수용 중기)에는 완화경비시설로 옮겨 학과교육, 직업훈련 등을 받고, 사회적응단계(수용말기)에는 개방시설로 옮겨 사회적응훈련과 취업준비를 하게 된다.
홍씨의 예를 들면, 2~3년차엔 대학과정을 밟고 4년차엔 어학교육 전담교도소로 옮겨 외국어 교육을, 5~6년차엔 직업훈련 숙련과정을 받게 된다. 마지막으로 7년차 사회복귀 준비를 마치면 정상적인 사회생활이 가능하다는 것이 법무부 설명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범죄경력 및 내용, 생활경력 등을 고려해 단계별 이송을 생략하고 곧바로 개방시설로 옮길 수 있으며, 중경비시설은 단계별 적응에 실패한 수형자를 위한 교육시설로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는 장기 과제로 2015년까지 독거실 수용비율을 현행 13.7%에서 50% 수준으로 높이고 2009년부터 점차적으로 수용거실에 침대를 설치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2010년에는 300~500병상 규모의 교정병원 설립을 추진 중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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