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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산사태 "희망은 아직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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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산사태 "희망은 아직 남아있다"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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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첨단 기술을 동원한 다국적 구조대가 필리핀 레이테섬 산사태 생존자를 찾기 위한 탐색 작업을 펼쳤지만 생명의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필리핀의 초대형 산사태가 발생한 지 4일째에 접어들면서 생존자를 찾기 위한 탐색 작업은 치열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계속되는 비로 구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AP 통신 등이 20일 전했다.

이날 미국 말레이시아 대만 등에서 급파된 구조 대원들은 첨단 지진파 탐사기, 열 감지기 등을 동원해 혹시 있을지 모르는 ‘생명의 흔적’을 찾기 위한 작업을 벌였다.

특히 학생들이 산사태 직후 가족에게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 산 중턱의 한 학교가 있던 자리에서 생존자로부터 비롯된 것일지 모르는 소리가 들려온다는 보고가 이어지면서 구조 작업은 한 때 활기를 띄었다.

이어 현지 언론이 “미 해병대원이 학교에서 학생을 포함해 50명을 구조해냈다”고 발표하면서 희망은 더욱 커졌다. 그러나 이 보도가 다국적 대원으로 구성된 구조팀 사이에 있었던 의사소통 문제에 따른 오보로 밝혀지면서 희망은 절망으로 반전됐다.

구조 가능성이 전해진 20일 오후에는 필리핀 현지 방송 ABS_CBN의 인터넷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하면서 진흙더미 속 생명을 기다리는 수많은 이들의 바람을 드러냈다.

생존자 구조 작업이 진전을 보이지 못하는 이유는 진흙더미의 깊이가 워낙 깊은데다가 비가 내려 물을 퍼내는 작업까지 병행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구조 대원들은 밝혔다.

미국 팀을 이끌고 있는 테드 에스게라 중위는 “산사태 발생 직후 통짜로 매몰된 초등학교 위에 쌓인 35㎙ 깊이의 진흙을 비가 짓누르고 있다”며 절망적인 상황을 전했다.

공식 집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이번 산사태로 인한 실종자는 1,800~3,000명에 달하며 산사태 규모가 워낙 커 생존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김신영 기자 ddalg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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