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우면산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펼치고 있는 ‘우면산 트러스트’ 운동이 야생초화단지 조성으로 첫 결실을 맺는다.
서울 서초구는 22일 “우면산 기슭 서초IC 인근 1차 매입 땅 980평중 647평을 야생초화 단지로 꾸미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자연환경을 개발로부터 지켜내자는 우면산 트러스트 운동은 처음으로 가시적 성과를 거두게 됐다.
구 관계자는 “해당 매입 땅은 임야, 전, 답으로 구성돼 있다”며 “잡초 등으로 방치된 토지를 보존하는 것보다는 야생초화 단지를 만들어 시민 휴식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바람직한 것 같다”고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이번에 재단이 사들일 전체 부지(3필지)는 서초동 431의5, 431의6, 산52의17. 감정평가액이 44억5,843만 2,000원에 달해 매입에 난항을 겪기도 했다.
하지만 땅 소유주인 GS칼텍스측이 부족한 13억여원을 후원금으로 기부하기로 결정해 땅을 사는 것이 가능해 졌다. 22일 현재 주민 1만8,147명이 2년 전부터 우면산의 난개발을 막기 위해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31억 9,084만원(서초구 17억원 출연)을 모은 상태다.
재단측은 24일 이사회를 열어 토지매입을 의결하고 부동산매매 계약을 체결할 방침이다. 소유권이전 등기를 마친 후 이 땅에 트러스트 운동 목적 및 추진 경과 등을 담은 기념비를 세우고 타임캡슐에 기부자들의 명단을 담아 영원히 보존키로 했다.
우면산(293mㆍ155만평)은 서초구 서초동, 방배동, 양재동, 우면동의 경계를 이루는 산. 더욱이 ‘금싸라기’ 땅이 몰려 있는 강남 도심권에 인접해 있어 개발압력에 시달려 왔다.
하지만 2003년 6월 서초구 주도의 재단이 창립되고 내셔널트러스트 운동이 본격 점화되면서 난개발에 제동을 걸기 시작했다. 이 운동은 시민들이 자발적 모금이나 기부 등을 통해 자연·문화자산을 매입해 환경을 보존하자는 것이 근본 취지.
재단은 우선 우면산 개발을 원천적으로 불가능하게 만들기 위해 산의 길목인 3필지를 매입 대상으로 지목해 왔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