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고전을 면치 못하는 와중에 ‘대통령을 모욕하라’는 이름의 상업 웹사이트(www.insultthepresident.com)가 등장했다. 부시 대통령에 대한 불만과 반대 분위기를 돈벌이에 연결시킨 것이다. 이 웹사이트는 현직 대통령을 모욕하는 영문 200자 이내의 글을 올리면 글을 우편으로 백악관에 배달한 뒤 이 사실을 확인해주는 증명서를 발급하겠다고 선전하고 있다. 대통령을 모욕하는데 드는 비용은 20달러다.
웹사이트에는 대통령 모욕에 대한 예시로 ‘모욕 10선’이 올려져 있다. “임기제한이 고안된 이유는 바로 당신 때문이다” “나는 당신에 대해 가졌던 최초의 오해를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겠다” “(이라크전에 빗대) 새 베트남에 오신 걸 환영한다” “당신이 창조되던 날, 신은 휴가 중이었다” 등이다.
웹사이트 고안자는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제레미 칙과 콜비 그랜빌이다. 이들은 “증명서는 액자에 넣어 걸어두기 좋은 크기로 발급해주겠다”며 “돈이 벌리면 그냥 써버리겠다”고 너스레를 떨고 있다. 이들은 언론에 돌린 보도자료에서 “최근 타임지에 실린 여론조사를 보면 부시 대통령을 거부하는 비율이 55%에 이르고 있는데 이 정도 숫자면 장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론조사기관 해리스가 3~7일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다소 호전되고 있던 부시 대통령 지지율은 지난달 31일 국정연설 이전 보다 오히려 하락, 40%에 그쳤다.
칙과 그랜빌은 ‘대통령의 날’로 공휴일인 20일을 웹사이트 공식 출범일로 삼고 있지만 16일부터 사실상 영업에 들어갔다. 웹사이트에 게재한 두 사람의 자문자답 속에는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상원의원이 차기 대통령이 되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논란거리가 많이 생겨 돈이 더 잘 벌릴 것 같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들은 ‘죽이겠다’ 거나 ‘어두운 골목에서 만나면 엉덩이를 차주겠다’는 등의 직접적, 신체적 위협이 섞인 모욕은 돈을 환불해주고 백악관에 보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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