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된 챔피언’ 김주미(22ㆍ하이트)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개막전에서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김주미는 19일(한국시간)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의 터틀베이리조트골프장 파머코스(파72ㆍ6, 578야드)에서 열린 SBS오픈 최종라운드에서 1언더파 71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문수영(22),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접전 끝에 정상에 올랐다.
김주미의 우승은 한국선수가 LPGA 투어 개막전에서 거둔 첫 우승이자, 하와이대회 첫 승이기도하다. 한국인으로 18번째 LPGA투어 챔피언에 이름을 올린 김주미는 우승상금 15만달러(약 1억5,000만원)를 챙겼다. 김주미의 우승과 함께 문수영이 공동 2위, 임성아(농협 한삼인)가 공동 8위(6언더파 210타)에 올라 개막전부터 ‘한류 돌풍’이 거셌다.
승부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연장 접전 끝에 판가름 났다. 전날 코스레코드(7언더파 65타)를 세우며 공동 선두로 최종라운드에 나선 김주미는 이날 버디 2개, 보기 1개로 1타밖에 줄이지 못해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김주미, 문수영, 오초아와 함께 18번홀에서 치른 첫번째 연장전에서 문수영과 김주미가 각각 6m, 3m짜리 버디퍼트를 성공시킨 반면 긴장한 오초아는 2m 버디퍼트를 놓쳐 먼저 탈락했다. 한국선수 2명이 치른 연장 두 번째홀 승부는 아이언 쇼트게임에서 갈렸다. 홀까지 약 80야드 거리의 오른쪽 러프에서 친 문수영의 세번째 샷은 홀 3m지점에 떨어졌고, 김주미는 비슷한 위치에서 56도 샌드웨지로 친 세 번째샷을 홀 70㎝에 붙이는 정확한 샷으로 파에 그친 문수영을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김주미는 “우승을 떠나 한국선수끼리 연장전을 펼쳐 자부심이 느껴졌다”면서 “연장 두 번째홀 승부처가 된 80야드 거리의 샷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던 게 주효 했다”고 밝혔다. 김주미는 전날 80야드 거리의 샷 연습을 1시간 이상 한 것으로 알려졌다.
LPGA 투어에서 한국 선수끼리 연장전에서 맞붙은 것은 이번이 세 번째. 김주미는 국내에서도 마지막날 선두로 나선 경기에서 우승을 놓친 적이 없으며 아마추어시절 ‘연장불패’를 자랑했다. 지난해 5월 왼 손목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뒤 재기에 나선 문수영은 안시현(22)을 키웠던 정해심 코치의 혹독한 훈련을 받아 기량이 일취월장한 가운데 우승문턱까지 갔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첫날 공동선두에 나섰던 박지은(나이키골프)은 전날 2타를 잃고, 이날도 1타를 줄이는데 그쳐 공동 13위에 그쳤다.
정동철기자 bal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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