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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만행 못밝힐 이유있나"/ 美-獨 국제기록보관소 문서공개 놓고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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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만행 못밝힐 이유있나"/ 美-獨 국제기록보관소 문서공개 놓고 갈등

입력
2006.02.27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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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치의 만행 기록이 담긴 홀로코스트 관련 자료의 공개를 놓고 미국과 독일이 갈등을 겪고 있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지 이미 60여년이 지난 만큼 역사학자들이 연구에 이용할 수 있도록 관련자료를 공개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반면 독일은 법률, 절차상의 난점을 들어 이에 반대하고 있다.

문제의 기록은 2차 대전 이후 연합군 등이 확보해 독일 바드 알로센의 국제기록보관소(ITS)에 보관돼 있는 것으로 1,750만 명의 방대한 정보가 담겨 있다.

20일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기록들 속에는 나치의 잔학한 생체실험 등의 진상도 들어 있지만 당시 강제 수용됐던 유대인의 범죄 경력, 나치에 협력한 유대인 및 협력 경위 등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미 국무부의 에드워드 오도넬 홀로코스트 담당 전권대사는 “모든 자료의 전면 공개를 지지한다”면서 “미국의 압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ITS는 물론 독일 정부는 미국의 공개 주장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독일 정부는 개인정보 유출을 금지하고 있는 자국 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고 또 기록 공개가 나치 피해자들의 피해보상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1955년 본협정에 따라 미국과 독일 등 11개국이 설립한 ITS도 개인정보를 공개하려면 본협정의 개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미국의 입장은 강경하다. 미국 내 전문가들은 “독일이 홀로코스트에 대해 뭔가 숨기고 싶은 것이 남아 있기 때문에 기록 공개에 반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다. 워싱턴 소재 미국 홀로코스트 박물관의 폴 사피로 국장은 “기록을 숨기는 것은 홀로코스트 부인행위와 다를 바 없다”고 비난했다.

워싱턴=고태성특파원 tsg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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