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축구대표팀이 9차례에 걸친 해외 전지훈련 경기일정을 5승1무3패의 나쁘지 않은 성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마지막 시험에서 FIFA 랭킹 6위의 북중미 최강 멕시코와 겨뤄 승리한 것은 의미 있게 평가할 만하다.
무엇보다 지난 해 감독교체 후 5개월 남짓한 기간에 대표팀이 뚜렷하게 자신감을 회복하고 하나하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대표팀은 내달 1일의 앙골라전을 포함, 국내와 유럽에서 2~3차례의 A매치를 더 소화한 뒤 6월 대망의 2006 독일월드컵 본선무대에 뛰어들게 된다.
40여일에 이르는 전지훈련의 가장 큰 성과로는 묻혀 있던 젊은 보석들을 발굴하는 데 성공한 점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이로써 한동안 실종됐던 경쟁 마인드를 부활시켜 팀에 긴장감을 불어넣었을 뿐만 아니라 충분한 자원으로 다양한 전술 시도가 가능해졌다.
아직 수비시스템이 정착되지 않아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팀에게 기습적인 공간 침투를 자주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이 역시 곧 적절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축구는 세계적으로 또 다른 공용언어의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가 축구에 각별한 관심을 갖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축구의 힘을 우리는 4년 전 익히 겪은 바 있다.
당시 한일 월드컵은 밖으로 국가와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급상승 시키고, 안으로는 국민 잠재력을 확인하고 통합하는 기능을 함으로써 돈으로 계산할 수도 없는 효과를 냈다. 한 마디로 국가와 국민이 단숨에 몇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경험을 했던 것이다. 더욱이 현재 우리 사회의 총체적 갈등과 침체 분위기 속에서는 축구에 거는 기대가 더 클 수 밖에 없다.
이런 점에서 이제부터 정작 중요한 것은 국민들의 자세다. 한 두 게임의 결과에 따른 흥분과 질타, 극찬 같은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두가 차분하게 대표팀의 남은 일정을 지켜보면서 신중하고 사려 깊은 격려와 성원을 보낼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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