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이지송 사장이 17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 사장은 이날 사내 인터넷망에 올린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내달말 임기가 끝나는 주총 전까지 사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2003년 3월 사장 취임이후 태안 기업도시 선정, 이라크 미수금 회수 등 여러 과제를 해결하며 현대건설의 경영 정상화를 순조롭게 마무리지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이 갑작스럽게 사의를 표명한 것에 대해 의외라는 반응이다. 이 사장은 부임 당시 좌초위기에 몰려있던 현대건설을 본궤도에 올려놓은 일등공신인 만큼 그 동안 유임이 유력시됐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이 사장 취임 첫 해인 2003년 3,016억원의 영업이익과 792억원의 당기순익을 올려 흑자기조에 들어선데 이어 2004년 1,71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규모인 3,23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이 사장의 사의 표명은 그의 퇴진을 바라는 채권단의 의중을 읽은 후 이뤄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채권단은 현대건설의 매각을 앞둔 시점에서 사내 목소리를 대변하는 이 사장 보다는 매각에 적극적으로 협력하는 인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후임 사장으로는 부산상고 출신의 모 금융권인사 또는 전 재정경제부 관료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내부인사 발탁설도 나오고 있다.
김 혁기자 hyuk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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