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의 화제인 영화 '왕의 남자'에는 다양한 전통 연희가 나온다. 아슬아슬한 줄타기 묘기부터 왕과 조정 대신들을 풍자하는 광대들의 재담, 연산군의 방 안에서 벌어지는 그림자극과 손가락 인형극까지…...
국립국악원이 준비한 무대 '꼭두각시와 탈놀음'은 지금은 많이 낯설어진 전통 연희의 흥미로운 세계를 보여주는 자리다. 25일 오후 2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발탈, 꼭두각시 놀음, 봉산탈춤을 볼 수 있다.
발탈은 한쪽 발에 탈을 씌워서 논다. 탈꾼이 검은 포장 뒤에 누워서 발만 내놓고 움직여 연기하는 것과, 대나무로 탈을 조정하는 팔놀음 등 두 가지 기본기에 노래와 춤, 탈꾼과 광대이 주고 받는 즉흥적인 재담으로 엮는다.
'덜미'라고도 부르는 꼭두각시 놀음은 인형극이다. 영화 '왕의 남자'의 광대 공길과 장생 같은 남사당패가 판놀음을 할 때 줄타기, 접시 돌리기, 땅재주, 풍물 등 여러 재주를 보이고 나서 마지막에 내놓던 레퍼토리다. 초라한 간이 무대의 작은 인형극이지만, 재담과 음악과 춤과 익살로 관객을 쥐락펴락 한다.
풍자와 해학이 일품인 가면극 '봉산탈춤'은 비교적 자주 볼 수 있는 탈놀음이다. 이번 공연은 노장과장과 사자춤을 보여 준다. 노장 과장은 생불로 칭송받던 노장이 젊은 여자의 유혹에 빠져 파계한다는 줄거리이고, 사자춤은 파계한 먹중들을 잡아 먹으려던 사자가 먹중들이 뉘우쳤다는 말에 용서해준다는 내용이다.
이번 공연은 국립국악원이 5월에 선보일 창작 국악 인형극 '발해 공주' 에 앞서 우리 전통극의 원형을 살피고자 마련한 것이다. 이날 관객들은 로비에서 전통 인형 만들기를 배울 수도 있다. (02)580-3300
오미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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