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퇴치를 위한 기초의학과 임상 의사들의 연구는 오랫동안 계속되어 오고 있다. 최근에도 국내에서 세계적인 석학들이 모여 ‘암 줄기세포 국제 심포지엄’을 열었다. 좋은 암 치료제로 한동안 사용되어 오다가 드물게 나타나는 부작용이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것이 밝혀져서 투약이 금지된 경우도 많았다.
수 년 전에는 면역ㆍ유전학을 이용한 암 치료가 효과적이라고 해서 수십억원씩 몇 년을 투자해 연구했으나 임상적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 그 치료방법은 물론 연구소도 폐쇄되었던 일이 있었다.
황우석 교수 사태에서도 줄기세포 연구 결과가 다른 의학 연구와 마찬가지로 충분한 검증을 거치지 않고 마지막 단계인 환자에게 직접 적용하는 임상단계까지 갔으면 더 큰 불행을 초래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의학의 발전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수많은 연구와 임상이 계속되면서 서서히 효과를 나타낸다.
많은 경험을 가진 교수와 젊은 과학자들의 집념과 끈기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러면 젊은 의사(전공의)들에 대한 지원은 어떠한가? 최근 전공의들의 평균 연봉이 공개된 적이 있었다. 상위 100개 기업의 대졸 초임 연봉과 비교했을 때 약 1,300만원이 적었다.
또 주 100시간 이상의 과도한 근무에 시달리고 응급실 등에서 야간당직하는 의사들의 수당은 편의점 아르바이트에도 못 미치는 실정이었다. 과연 이러한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제대로 집중해서 환자를 보고 임상연구를 할 수 있는 지 의문이다. 지난해 말 보건복지위원회는 비인기과에 전공의 보조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런 유인책보다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본다. 미국의 경우처럼 보조수당을 일정액 보험에서 충당하는 안정적인 제도를 검토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를 IT(정보기술산업)가 먹여살리고 있다면 미래에는 NT(나노공학), BT(생명공학) 등과 함께 MT(의료산업)가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한다. 많은 연구비를 들인 특허나 논문이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일선에서 뛰고 있는 젊은 의사들이 빠져 있기 때문이라는 교수들의 지적도 많다.
정부는 의료산업 발전을 위해 젊은 연구원들이 꿈과 자긍심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을 펴야 할 것이다. 의료산업을 강화시켜서, 정부가 미래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인 젊은 의사와 과학도들이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도록 근본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다.
김세곤<미래의료정책연구소장>미래의료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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