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의 업종별 월평균 근로소득 통계가 노동부 통계와 53만원까지 차이가 나 오차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드러났다. 노동부가 매년 36만여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집계를 내고 있는데 반해, 통계청은 약 7,500가구만 표본 조사하기 때문이다.
12일 통계청의 도시근로자가구의 가구주(가장) 직업별 통계에 따르면 2004년 교수, 과학자, 고용의사 등 전문가 집단의 월평균 근로소득(성과급 등 포함)은 337만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해 노동부의 조사결과, 연간특별급을 포함한 전문가 집단의 월평균임금은 284만원이었다. 월평균임금의 20%를 차지하는 금액 정도가 차이가 나는 것이다.
사무종사자의 월평균근로소득도 통계청은 256만원으로 집계했지만, 노동부는 40만원이 적은 216만원으로 집계했다. 다른 직종들의 월평균 근로소득은 두 기관간 10~20만원씩 차이가 났다.
이 같은 차이는 노동부가 상용근로자 5인 이상인 6,500여개 사업장의 36만여명 근로자를 상대로 조사를 하는데 비해, 통계청은 약 7,500여개 가구를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하기 때문이다. 또 통계청은 사업장을 직접 조사하지 않고 각 가구에서 주부 등이 적어내는 가계수입과 지출 자료를 기준으로 통계를 내기 때문에 오차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노동부는 ‘5인 이상 사업장’을 기준으로 하지만, 통계청은 그러한 기준이 없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통계청의 직업별 월평균통계는 물가나 가계수지에 대한 포괄적 통계 중 일부분이기 때문에, 사실상 업종별 임금통계는 노동부의 자료가 더 정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특히 통계청은 홈페이지 등을 통해 노동부가 집계한‘직종별 월평균 임금’자료를 별도로 제공하고 있지만, 이 자료가 오히려 노동부의 원래 통계를 왜곡했다는 지적이다.
노동부는 월평균 임금을 ‘월급여총액+연간특별급을 12등분한 금액’으로 계산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통계청은 이중 ‘연간특별급’은 제외하고‘월급여총액’만을 월평균임금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자료에는 전문가 집단의 월평균임금이 통계청 자체의 가구주 직업별 통계보다 100여 만원이나 적은 230여만으로 나와있다.
회사원 정모(31)씨는 “오차가 큰 통계는 통계를 내지 않은 것만 못하다”며 “특히 임금통계는 근로자들 대부분이 관심을 가지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가 통계창구를 일원화해서라도 보다 정확한 자료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희 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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