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가 학생의 취업을 책임지도록 하겠습니다.”
8일로 취임 100일을 맞은 이상철(사진) 광운대 총장의 표정은 매우 밝았다. 의욕도 넘쳐 보였다. 정보통신부 장관에서 기업체 CEO를 거쳐 다시 대학의 총 책임자로 변신한 이 총장은 ‘취업책임제’를 도입하겠다고 했다. 학생들이 일자리를 찾는 데 필요한 ‘특급 도우미’ 역할을 교수에게 맡기겠다는 것이다. 교수가 학생의 취업을 100% 책임질만큼 제자들에게 애착과 열성을 쏟으라는 주문이다.
사실 이 총장은 광운대와 일정 부분 ‘궁합’이 맞는다. 광운대가 공학계열 학교로 출발했고, 이 총장 역시 공대(서울대 전기공학과) 출신이기 때문이다.
이 총장은 재임중에 학교를 확 바꾸고 싶다는 의사를 강하게 내비쳤다. 5개팀, 35명의 교수들로 구성된 ‘혁신기획단’이 그의 아이디어다. 2014년까지 국내 10대 대학 진입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재정 확보와 교육의 질 확충 등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하는 게 특징이다. 하드웨어 뿐 아니라 소프트웨어도 혁신기획단에서 나오게 한다는 고차원적 전략인 셈이다.
이 총장은 마치 ‘총장의 업보’ 처럼 인식되어버린 ‘기업체 돈 끌어오기’에 대해서는 다소 비판적인 자세를 보였다. “무조건적인 요구는 안됩니다. 기업이 원하는 학생을 육성하는 것이 우선돼야 겠지요. 맞춤식 교육이 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기부금 유치가 대학과 기업이 ‘윈-윈’ 할 수 있는 방향에서 출발돼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성ㆍ차별화 한 연구프로젝트를 기업과 공동 추진할 계획을 세워놓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총장은 교수에게 거는 기대가 남다른 듯 했다. “교수들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 있어야 합니다. 1인1과제를 부여해 연구를 활성화 시킬 작정입니다.”
도서관에서 학생들에게 캔커피를 일일이 나눠주고 연극에도 함께 출연한 이 총장이지만 학생들에게 따끔한 충고도 잊지 않았다. “목표가 분명해야 합니다. 대학생활 중 보람있는 일 50가지를 설정해 실현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김진각기자 kimjg@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