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가 금송아지 됐네." 동문반발, 교육인적자원부의 지방캠퍼스 설립인가 불허방침으로 이화여대와 광주 호남대, 충북 영동대가 충남 천안, 아산에 확보한 캠퍼스부지의 가격 폭등으로 애물단지에서 황금알을 낳은 거위로 변했다.
13일 천안, 아산시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들 대학이 제2캠퍼스를 설립하기 위해 수십만평의 땅을 매입한 뒤 장기간 방치하거나 일부는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법인 이화학당은 1988년부터 1989년 사이에 천안시 북면에 19만여평을 이화여대 지방캠퍼스 용도로 평당 2만∼3만원대에 매입했다.
이후 재학생과 동문반발로 분교조성계획이 무산된 뒤 방치되어 있는 상태다. 대부분 개발이 가능한 캠퍼스 부지는 관리지역(옛 준농림지)으로 평당 30만원선의 시세로 매입가격보다 10배 정도 올랐다.
학교관계자는 “보유기간을 감안하면 많이 오른 것도 아니다”라며 “대학 재정여건과 구조조정, 재학생 반발 등으로 지방캠퍼스 설립계획이 중단된 상태지만 매각계획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신입생 모집에 곤란을 겪던 호남대도 2002년 대학법인이 천안시 성거읍에 20여만평을 평당 5만4,000원씩 120억원에 매입, 제2캠퍼스 설립을 추진했다. 매입이후 교육부가 신 행정수도 이전과 맞물려 국가균형발전에 저해된다며 대학설립 인가신청을 반려했다.
이 땅은 수년 사이 대전보건전문대 재단에서 ㈜하이닉스 반도체, 호남대로 주인이 바뀐 전력이 있다. 최근 지역 부동산시장에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대학측이 지방캠퍼스 설립을 위장한 부동산투기라는 의심을 사고 있다.
지역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부동산 시장에 평당 16만원에 매물로 나왔다. 이 가격은 매입가의 3배 수준이다.
호남대 관계자는 “지역 부동산 시장에 학교부지가 매물로 나왔다는 소문을 들었으나 사실과 다르다”며 “교육부 인가를 받지 못해 캠퍼스이전을 못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영동대도 2003년과 2004년 사이 삼성전자 탕정단지 주변인 아산시 음봉면에 평당 5만원대에 구입한 15만평이 20만원대로 올랐다.영동대 역시 교육부의 결정에 따라 제2캠퍼스 설립을 중단한 상태다.
천안시의회 신광호 의원은 “주민들이 대학이 들어선다는 말을 믿고 선뜻 매각했던 땅들”이라며 “제2캠퍼스 설립을 포기했다면 토지를 환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천안=이준호 기자 junh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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