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업체에 근무하는 즐거움 중 하나는 일반 기업체 직원은 엄두도 내지 못할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머리염색이 대표적인 예다.
웰빙 바람을 타고 자연 그대로 검은 머리가 각광받는 시대이지만 2, 3년전만 해도 샛노란 머리염색이 인기였다. 과감하게 두 번에 걸친 탈색(밝은색으로 염색하려면 일단 머리카락의 멜라닌 색소를 빼야 한다)을 거쳐 꿈에 그리던 레몬색 머리를 하고 집에 들어선 순간, 당시 네 살이었던 딸아이가 놀라서 뒷걸음치던 모습이라니.
남성의 외모 가꾸기가 당연시 되는 시대이지만 30~40대 직장인들의 경우 머리모양 바꾸기 만큼 조심스러운 것도 없는 모양이다. 얼마 전 모 기업체 분들과 미팅 때의 일이다.
미팅에 참가한 모든 분의 헤어스타일이 모두 귀를 덮지 않은 짧은 머리에 소위 ‘8:2 가르마’였다. 이 스타일의 장점은 참신하고 깔끔해 보이며 포멀해서 어떤 상황이나 자리에서도 잘 어울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8:2 가르마’에도 공식은 있다. ‘큰 바위 얼굴’로 고심중인 분이라면 얼굴이 더 커보이는 8:2 스타일은 삼가라는 것. 그 자리에도 스타일의 희생자가 있었으니 차마 말은 못했지만 편한 자리에서 다시 만나면 스타일을 바꿔보시라고 꼭 권하고 싶다.
여자들은 곧잘 헤어스타일을 바꾼다. 최신 유행 스타일에 따라 바꾸는 경우도 있지만 기분 전환을 위해서 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남자라고 다를 리 없다. 헤어스타일은 손쉽게 외모를 변화시키고 기분마저 바꿔준다. 무엇보다 자신만의 독특한 스타일을 만들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욘사마 배용준의 바람머리나 노홍철의 레게 퍼머는 쉽게 따라 할 수는 없지만 자신의 이미지를 확실히 부각시키는 트레이드마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그러니 남성들이여, 이제 미용실에 갈 때 “적당히 해주세요” 또는 “알아서 해주세요” 라는 소극적인 주문은 하지말자. 자신에게 어울리는, 또는 해보고 싶은 스타일을 꼭 짚어 주문하자.
단, 잊지 말아야 할 것은 헤어 스타일의 기본은 청결 유지라는 점. 여성보다 두껍고 피지 분비량이 많은 남성 두피는 비듬과 같은 트러블이나 모발 손상으로 탈모까지 일어날 수 있다. 두피 타입에 맞는 샴푸를 쓰고 컨디셔너(린스)를 사용하여 두피 청결을 유지하는 것은 기본중의 기본이다.
㈜태평양 뷰티트렌드팀장 최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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