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 환자에게 항생제를 남용하는 병ㆍ의원들의 명단이 공개됐다. 동네 의원들의 경우 10곳 중 1곳의 항생제 처방률이 90%를 넘는 등 항생제 오ㆍ남용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보 공개로 앞으로는 의료 소비자들은 항생제 사용 정도를 알아본 뒤 병원을 찾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의료계는 “항생제 사용량만 가지고 사실상 의료기관을 평가하는 것은 부당하다” 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9일 2005년 3분기 중 전국 1만2,259개 병ㆍ의원의 목감기와 인후염 등 급성상기도감염(일반적인 의미의 감기) 환자에 대한 항생제 처방률을 발표했다.
복지부는 처방률 상ㆍ하위 10위는 언론에 따로 공개했다. 이번 자료 공개는 항생제 과용 의료기관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서울행정법원의 결정에 따른 후속 조치다. 복지부에 따르면 전 의료기관의 평균 감기 환자 항생제 처방률은 51.79%로 미국의 43%(1999년), 네덜란드의 16%(2000년), 말레이시아의 26%(2002년)를 크게 웃돈다.
규모별로 나눈 의료기관들의 상세한 실태를 보면 42개 종합전문병원(대학병원) 가운데 한림대 춘천성심병원의 항생제 처방률이 79.92%로 가장 높았고, 원광대 병원이 79.75%로 뒤를 이었다.
반대로 서울아산병원(18.55%), 서울대병원(21.38%)은 처방률이 매우 낮았다. 종합병원 중에서는 철원 길병원이 81.94%로 최고를 기록했고, 경기 안양의 한성병원은 처방률이 4.81%에 그쳤다. 병상 30개 이상의 병원급에서는 서울 한마음병원(90.85%), 경기 김포시의 나리병원(90.37%)의 처방률이 높았다.
의원들의 항생제 남용 실태는 이 보다 훨씬 심했다. 1만1,558개 의원의 평균 처방률이 61.79%였다. 1,117개소는 처방률이 90%를 넘었다.
더 자세한 정보는 한국i닷컴(www.hankooki.com)에 나와 있다. 또 특정 병ㆍ의원의 항생제 사용 실태를 알아보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www.hira.or.kr)에 들어가 건강정보→진료정보안내→항생제처방률공개 항목을 찾으면 된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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